KT 아이폰 사용자, SKT 이동 `반짝` 러시

6월 한 달간 5천여명 이동…평소의 갑절 넘어

최근 SK텔레콤으로 이동하는 KT 아이폰 사용자들이 지난 한 달 `반짝` 증가세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5천여 명의 KT 아이폰 사용자가 유심(USIM)칩을 교체하고 SK텔레콤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5개월간 월평균치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SK텔레콤이 아이폰4를 출시한 지 두 달이 지난 시점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유심(USIM)칩이란 3세대 이동통신(WCDMA)용 개인 식별 카드로 일부 단말기의 경우 별도의 가입절차 없이 카드 교체만으로 새 단말기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KT 아이폰 사용자가 SK텔레콤의 유심칩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곧 KT에서 처음 아이폰을 개통했지만 지금은 SK텔레콤에 가입해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심칩을 교체하며 SK텔레콤으로 이동한 KT 아이폰 사용자 수는 올해 1월부터 매달 2천여명 선을 유지해왔다.

지난 3월 아이폰4를 출시한 SK텔레콤이 서비스 강화에 나서면서 KT 아이폰 사용자의 이동도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이동자 수는 2천500여명으로 소폭 상승에 그쳤고 4월에는 다시 2천여명 수준으로 회귀했다.

SK텔레콤으로 이동하는 KT 아이폰 사용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부터다.

5월 한 달간 3천여명의 KT 아이폰 사용자가 SK텔레콤으로 이동하며 전체 숫자가 처음으로 2만명을 넘어섰고 6월에는 5천여명이 추가 이동하며 힘을 더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31일 서비스를 시작한 아이폰용 티맵(T-map)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킬러 콘텐츠인 티맵 서비스가 SK텔레콤 아이폰을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함으로써 이통사 이동의 촉매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KT는 저렴한 요금제에 중복 가입해 티맵 등 SK텔레콤의 서비스를 추가로 이용하려는 사용자들의 선호가 반영된 것일 수 있겠지만 이 역시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KT 관계자는 "KT는 최근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센터(CCC) 기술을 통해 데이터 서비스의 질을 크게 개선했다"며 "내부적으로 자체 집계한 수치와 증감 추이도 달라 자료를 신뢰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데이터 서비스의 질은 이미 소비자의 중요한 선택 기준 중 하나"라며 "유심칩의 등장으로 이통사 이동이 쉬워지면서 통신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