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녹색기업의 설비투자 활동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간금융기관들의 녹색기업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 중소기업들이 설비투자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책금융공사는 올 상반기 ‘주요기업의 설비투자계획조사’ 중 녹색산업에 진출한 526개 업체를 녹색기업으로 분류하고 진출 분야 및 매출액, 설비투자 현황 분석결과를 25일 발표했다.
분석결과 매출액 중 녹색분야 비중이 10% 미만인 업체가 416개(79%)이고, 수출보다 국내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가 366개(69%)에 달하는 등 대부분이 초기 진입단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녹색기업은 신제품생산과 설비확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내·외부적인 자금조달 또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18.9%로 전체 설비투자 증가율 14%에 비해 4.9%P 높았다.
녹색관련 설비투자는 3조739억원이며, 분야별로는 신재생에너지가 2조1173억원(68.9%)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첨단그린주택도시 2580억원(8.4%), 탄소절감 2505억원(8.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녹색기업의 외부자금조달 증가율도 14.4%로, 전체기업 6.2%에 비해 8.2%P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식(344.2%) 및 비은행 차입금(21.7%)을 통한 조달이 활발했다.
하지만 정책금융공사는 민간 금융기관들이 녹색산업의 수익성과 안정성이 낮다는 이유로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녹색기업의 설비투자 애로사항은 불확실한 경기전망(24.6%), 국내수요 부진(18.8%), 내부자금 부족(14.5%)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특히 내·외부적인 자금 조달 문제(30.1%)로 설비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금융공사는 이에 대해 여러 가지 녹색금융상품이 출시되고 있으나 아직 지원규모가 미흡하고, 자금지원도 대출가능 기업에만 집중돼 연구개발(R&D) 및 상품화 초기단계에 대한 지원은 미미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오세진 정책금융공사 조사연구실 책임연구원은 “녹색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적 자금지원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초기 R&D 단계에서는 향후 발전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민간 자금이 유입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보다 적극적인 정책자금 지원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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