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보다 힘들다는 취업문을 뚫고 이제는 한시름 덜었구나 하며 안정을 찾으려는 순간 또 하나의 고비가 기다리고 있으니 바로 월급고개다. ‘월급고개’란 월급날은 아직 멀었는데 통장에 잔고가 없어 다음 월급날을 힘겹게 기다리는 직장인들의 세태를 ‘보릿고개’에 빗대어 말한 것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월급봉투를 직접 받아 ‘한달동안 열심히 일해 이만큼 벌었구나’하며 감회에 젖어볼 수 있는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 인터넷뱅킹을 통해 통장에 바로 월급이 이체된다. 그렇다 보니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는데 카드 값, 보험료, 은행이자 등으로 순식간에 돈이 빠져나가 버린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한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 이상이 월급고개를 겪고 있다고 했으며, 월급이 바닥나는 기간은 15일 이내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월급의 인상폭보다 물가 오름세가 더 크다 보니 이러한 월급고개를 겪는 체감 정도는 아마 설문조사를 시작했을 당시보다 커졌을 거란 생각이 든다.
‘월급날이면 뭐하나 곧 다 빠져나갈 텐데’ ‘월급 받을 때까지 아직 10일이나 있어야 하는데 은행잔고가 3만원이야’ ‘난 이번에 월급으로 감당이 안돼 마이너스 찍었어’ 등등 월급고개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 본 경험들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보릿고개가 경제성장과 함께 농가소득의 증대로 조금씩 사라진 것처럼 월급고개도 분명 대처방안을 모색해 본다면 조금은 그 체감 정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월급을 효율적으로 쓰는 노하우가 많이 나오고 있어 이를 적극 반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전에 월급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흔히들 쥐꼬리 월급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생각을 바꿔 그것을 은행이자라고 생각한다면 은행이자를 연 5%라고 보았을 때 월급의 가치는 몇 억원으로 올라간다. 그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면 월급고개가 조금은 덜 힘겹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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