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이 당면과제입니다. 올해 협회에서 추진하는 최대 역점 사업입니다. 지금까지는 시범단지를 중심으로 검증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달부터는 본격적으로 각 지역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에 나설 계획입니다.”
차양신 전파진흥협회 상근부회장(56)은 “전면 디지털 방송이 시작되는 내년 말에는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며 “중요한 시기에 협회를 맡아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차 부회장이 전파협회 실질적인 사령탑으로 새로 부임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협회장으로 있지만 사실상 안팎살림을 책임지는 임무를 맡게 됐다.
차 부회장은 행정고시(25회) 출신으로 정보통신부 방송위성과장, 정보보호기획과장을 거쳤다. 정통부 후신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용자보호국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나 지난 1년 동안 연세대 교수로 강단에 섰다. 이력이 말해주듯 주로 방송 분야에 주특기를 가지고 있다.
“2000년 초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디지털 방송 표준을 확정했습니다. 이어 거의 10년 만에 디지털 방송 전환과 관련한 실무를 맡게 됐습니다. 디지털 방송 시작에서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좀 별난 인연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만큼 각오도 새롭습니다.”
방통위에서 추산하는 디지털 방송 소외계층은 대략 30만가구. 케이블TV에 가입한 1500만가구를 제외하고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가 주요 대상이다. 현재까지 TV 교체나 컨버터 설치로 디지털 방송을 위한 준비를 끝낸 가구는 채 5%도 되지 않는다. 시범사업 등을 진행했지만 정부 입장에서도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 셈이다.
“디지털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각 지역 센터 등과 협약해 취약계층을 맨투맨으로 만나는 방법까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방송을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차 부회장은 “전면 디지털 방송은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했을 때보다 더 큰 방송 분야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라며 “단순한 화질 문제가 아닌 양방향 서비스로 새로운 방송 시대의 개막을 뜻한다”고 말했다.
전파진흥협회는 1990년 전파법에 의거해 설립한 법정단체로 벌써 20년을 넘겼다. 디지털방송 전환 관련 사업, 개도국 T-DMB 시범서비스 지원, 방송통신 전문 인력양성 등 대부분 전파 방송 관련 산업 활성화와 지원 업무가 주된 사업이다. 차 부회장 입장에서는 본래 자신이 맡았던 본업을 찾은 셈이다. 그는 “앞으로 방송통신 전파 자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협회 위상도 크게 올라 갈 것”이라며 “산업 현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전파산업 육성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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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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