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남부 최대 항구도시 다낭. 한적한 휴양지인 이곳이 HP와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라베르뉴그룹의 ‘순환형(Closed Loop) 프로그램’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순환형 프로그램이란 다 쓴 잉크를 충전하는 데서 벗어나 아예 잉크 카트리지 자체를 재활용해 새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HP의 친환경 전략이다.
과연 재활용 플라스틱이 사용된 카트리지와 일반 정품 카트리지는 품질에서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또 이 재활용 플라스틱은 몇 번이나 재사용할 수 있는 것일까. 현지 공장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무제한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아직 초기단계기 때문에 10~11회를 적정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사용으로 품질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질문에 “분쇄된 카트리지와 PET병이 새 카트리지로 재탄생하는 데는 혼합하는 10%의 첨가물이 순환형 프로그램의 핵심 비법”이라며 “강도·탄성 등 정품과 동일한 기준으로 테스트를 거쳐 생산되기 때문에 새 제품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일반 소비자가 사용하는 완제품에서 품질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라는 뜻이다.
이러한 공정을 거쳐 생산된 잉크 카트리지는 친환경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실제로 HP는 2005년부터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한 카트리지를 10억개 이상 생산했으며 이로 인해 탄소배출량 22% 감소, 물 사용량 2억7000만갤런 절감 등 효과를 보고 있다.
현재 HP는 ‘플래닛 파트너스 프로그램’으로 폐잉크 카트리지 수거 및 재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품 원료, 부품 등 글로벌 생산기지의 75%를 차지하는 아태지역에만 11개국 1만4000여곳에 접점지를 설치해 폐카트리지가 매립지로 직행하는 것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다낭(베트남)=허기현 기자 kornne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