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폐쇄몰`을 아시나요

 ‘HTC 센세이션 할부원금 30만원선 깨졌다는데 어디죠?’ ‘OO몰에선 갤럭시S2 월할부금 3400원까지 내려갔습니다.’

 휴대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나 포털 사이트 등에서 간간히 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이따금씩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의 휴대폰 판매 정보가 나오는 곳은 ‘폐쇄몰’이라 불리는 온라인 휴대폰 대리점.

 폐쇄몰은 통상 기업이 자사 내부나 고객사 직원을 대상으로 시중보다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곳을 가리킨다. 휴대폰 시장의 폐쇄몰은 이와 조금 다르다. 기존 회원 네트워크나 기업 고객 특판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해 판매한다.

 가격은 시중 판매점보다 훨씬 저렴하다. 출고가가 85만7000원인 갤럭시S2를 비교해보면, 55000원 요금제 24개월 할부 기준으로 일반 판매점에서는 월 1만원 안팎의 가격에 판매 중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의 한 폐쇄몰 대리점에선 3400원에 불과하다. 아이폰4 역시 일반 판매점의 9000원대에 비해 30%에 지나지 않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싼 이유는 각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기업고객 대상, 즉 법인용과 일반 소비자용 단말기 정책 장려금을 다르게 지급하기 때문이다. 폐쇄몰에서 판매되는 단말기는 법인용으로 출고가 자체가 할인돼 시중 판매점에 유통된다.

 자칫하면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대상인 ‘소비자 차별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이통사는 폐쇄몰 정보를 철저히 비밀로 관리한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들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폐쇄몰 주소를 알아내더라도 아이디와 비밀번호 없이는 가격 정보를 알 수 없다. 구입을 위해선 재직증명서 등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폐쇄적 특성 때문에 폐쇄몰이라고 불리지만, 최근 일반 소비자의 접근이 조금씩 늘고 있다. 여러 명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가 하면, 재직증명서 등 증빙서류 없이도 법인용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규정을 위반하면 이통사가 장려금을 환수해 가도록 돼있지만, 법인 영업부가 실적 채우기에 급급해 눈감아 주는 경우도 많다.

 유통가 관계자는 “법인 영업부가 법인용 단말기를 일부러 일반 소비자에 슬며시 유통하면 같은 이통사의 B2C 영업부에서 단속을 나가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있다”며 “후진적인 우리나라 이통사 영업 행태의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표> 일반 대리점과 폐쇄몰 가격비교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