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렌즈`에 빠진 대한민국

얼굴 예뻐보이는 효과로 인기 만점!

일반 표준 줌렌즈로 찍은 사진(왼쪽)과 준망원 렌즈(일명 여친렌즈)로 찍은 사진.<사진 제공=올림푸스한국>
일반 표준 줌렌즈로 찍은 사진(왼쪽)과 준망원 렌즈(일명 여친렌즈)로 찍은 사진.<사진 제공=올림푸스한국>

 회사원 김다영씨(30·여)는 최근 남자친구가 찍어준 사진을 보고 마음에 쏙 들었다. 피부에 트러블이 많아 사진 찍기를 거부했으나, 막상 사진을 보니 얼굴이 화사하게 나온 것이다. 김씨는 “너무 예쁘게 나와 놀랐다. 어서 트러블이 다 나아 사진처럼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얼굴이 예쁘게 나오는 일명 ‘여친렌즈’가 인기다. 여자친구의 얼굴 사진을 예쁘게 찍어주기 위해 주로 남성들이 많이 구입한다고 해서 붙은 애칭이다. 일반 렌즈보다 비싼데도 유독 국내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

 31일 카메라 업계에 따르면 조리개값이 낮아 아웃포커스 기능이 잘 되는 렌즈가 전체 렌즈군 판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웃포커스란 배경을 흐릿하게 함으로써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기능을 말한다.

 캐논 ‘EF 50㎜ f/1.8 II’ 렌즈는 캐논 렌즈 판매량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 조리개값(f/1.8)이 1.8에 불과하다. 조리개값은 1에 가까울수록 빛을 많이 흡수해 화면이 화사하게 나온다.

 ‘EF 70-200㎜ f/2.8L IS II USM’ 렌즈의 경우 조리개값만 다른 f/4L보다 두 배 이상 비싸지만 판매량은 두 배 이상 많다.

 파나소닉 ‘루믹스 G 20㎜ f/1.7’ 렌즈도 파나소닉 전체 렌즈 판매 수량의 70%, 판매액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역시 조리개값이 1.7로 크게 낮다.

 올림푸스의 ‘50㎜ f/2.0 Macro’ 렌즈 역시 특유의 색감과 아웃포커싱 기능이 인기를 끌면서 예약 후 두 달이 지나야 구매할 수 있다. 이밖에 소니 ‘SAL50F18’ ‘SAL35F18’ 렌즈도 탁월한 인물사진 기능을 자랑하며 사랑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물사진에 특화된 85㎜ 렌즈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 렌즈의 조리개값은 1.8 정도로 알려졌다.

 특이한 점은 유독 국내에서 ‘여친렌즈’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올림푸스코리아 관계자는 “일본이나 유럽·미주에서는 인물촬영에 특화된 망원렌즈와 풍경촬영에 특화된 광각렌즈 매출 비중이 비슷하지만 국내에서는 망원렌즈가 30% 이상 잘 팔린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등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활성화돼 잘 나온 사진을 보여주고픈 욕망도 그만큼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택근 올림푸스코리아 직영점장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아웃포커싱이 잘 되는 렌즈에 대한 문의”라며 “그만큼 인물사진과 아웃포커싱에 대한 인기가 그칠 줄 모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여친렌즈` 사용전
`여친렌즈` 사용전
`여친렌즈` 사용후
`여친렌즈` 사용후
`여친렌즈` 사용전
`여친렌즈` 사용전
`여친렌즈` 사용후
`여친렌즈` 사용후
`여친렌즈` 사용전
`여친렌즈` 사용전
`여친렌즈` 사용후
`여친렌즈` 사용후
일반 표준 줌렌즈로 찍은 사진(왼쪽)과 준망원 렌즈(일명 여친렌즈)로 찍은 사진.
일반 표준 줌렌즈로 찍은 사진(왼쪽)과 준망원 렌즈(일명 여친렌즈)로 찍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