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통신시장의 마케팅 경쟁 과열 여파가 2분기 통신사업자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1500만명을 돌파하면서 매출은 늘어났지만 그만큼 마케팅 비용도 늘면서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3위사업자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하락폭이 커서 향후 요금인하 방안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 29일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는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1%, 전 분기 대비 32.9%씩 크게 감소했다. 2분기 중 갤럭시S2, 옵티머스 빅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잇달아 출시한데 힘입어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8% 늘어났지만 마케팅 비용이 10.1% 증가한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도 3만195원으로 전 분기 대비 2% 늘어나는데 그쳤다. 아직 지난해 같은 기간 ARPU에 8% 이상 모자라는 수준이다. 오는 4일과 5일 각각 실적발표를 앞둔 SK텔레콤과 KT도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 모두 매출은 전 분기 대비 증가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익은 매출 증가폭에 못 미치거나 오히려 뒷걸음질 칠 전망이다.
다만 KT는 스카이라이프 등 자회사의 실적이 좋고, SK텔레콤은 가입자 기반이 넓어 LG유플러스에 비해 직접적인 영향은 덜 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관건은 스마트폰 증가라는 호재와 요금인하라는 악재가 겹치는 하반기다. 전문가들은 일단 시장 상황은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 방통위가 마케팅 경쟁 과열을 막기 위해 보조금 조사에 착수한 뒤로 경쟁국면은 완화됐다. 스마트폰 가입자도 계속 늘어나 연내 2000만 돌파가 예상된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현재 국내 통신업체 스마트폰 보급률은 SK텔레콤 30%, KT 33%, LG유플러스 23%”라며 “하반기 30~35% 수준으로 높아지면 ARPU 상승 효과가 구체화될 것”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29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고가 요금제 비중도 늘고 있다”며 “4분기에는 지난해 수준 이상의 ARPU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요금인하 변수다. SK텔레콤이 이르면 다음달 맞춤형 요금제 시행에 이어 9월부터는 기본요금을 1000원씩 일괄 인하할 예정이다. KT와 LG텔레콤도 인하 방법과 폭은 정하지 않았지만 연내에 요금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3사가 모두 요금을 인하하는 만큼 사실상 요금인하를 통한 신규 가입자 유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3사가 공통적으로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 요인만 떠안는 셈이다. 결국 ARPU가 높은 스마트폰 가입자를 보다 많이 유치하여 요금인하 악재를 상쇄하는 기업이 연말에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거머쥘 전망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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