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245)교사와 제자간 SNS 친구 맺기 금지한다고?

 앞으로 미국 미주리주에선 페이스북 등 SNS(소셜 네트워크서비스)에서 교사와 학생들간 친구 맺기가 금지된다.

 ABC뉴스, 매셔블 등 매체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주 의회는 최근 페이스북 등 SNS에서 교사와 학생들간 친구 맺기를 금지하는 법률인 `SB(Senate Bill 54)`를 통과시켰다. ‘제이 닉슨’ 미주리주 주지사가 이 법안에 서명함에 따라 이 법은 올 8월 28일 공식 발효될 예정이다. 이 법이 시행에 들어가면 앞으로 교사들과 학생들은 페이스북, 구글+ 등 SNS에서 친구 맺기를 할 경우 위법 행위로 처벌받게 된다.

 미국 미주리주가 SNS상에서 교사와 학생들간 친구 맺기를 금지한 이유는 SNS를 통해 교사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관계를 맺거나 성적인 학대행위를 저지르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서다. `SB(Senate Bill 54)`의 정식 명칭은 ‘에이미 헤스티어 학생 보호법’으로, 아동들을 성적인 학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또 학교 당국에 SNS, 전자적인 미디어 등으로부터 학생들을 성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방침과 규정을 만들어 운영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 법의 시행을 앞두고 SNS의 허용 범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사적인 형태로 이뤄지는 교사들과 학생들간 친구 맺기가 전면 금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친구 맺기의 경우 교사와 학생들간에 사적인 관계가 형성되면서 비밀스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교사들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교사들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퍼블릿 세팅’ 절차를 거쳐 학생들의 직접적인 접근을 허용하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SB 54`에 따르면 교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등도 학교 당국 또는 학생 보호 담당자들로부터 일정 부분 규제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법을 운용하는 방식에 따라선 교사들의 표현의 자유까지 억압할 가능성도 있다.

 이 법의 시행을 앞두고 반대 여론도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특히 교사와 제자들간 부적절한 관계나 성적인 학대 행위를 파악하기 위해 주정부가 교사의 페이스북 계정에 접근하거나, ISP사업자들에게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적법한 것이냐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IT전문 블로거인 ‘매셔블’은 이 법의 위헌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불쾌감을 솔직히 드러내고 있다. SNS의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켜 교사들과 학생들의 사이버 공간상 건전한 교류까지 막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미주리주가 이같은 법을 제정한 것은 최근 미국 한 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여성들에게 자신의 성기 사진을 보내는 등 스캔들을 일으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는 SNS로 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려는 미국 사회 고민의 일단이 이번 미주리주의 ‘SB 54’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