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50선 위협...수출기업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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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7월 소비자물가 급등에 따라 1일 장중 한때 1050원선이 붕괴되는 등 하락세로 마감했다. 또 7월 무역수지가 72억달러 흑자를 나타냈다는 소식도 환율 하락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다만,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상한 증액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것은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기획재정부는 그러나 미국 정부와 야당인 공화당의 합의안이 의회 표결을 거쳐야 하는 등 관련 절차가 남아있는 점을 감안해 미국 경제와 금융·외환시장에 대해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환율 1050원선 붕괴=1일 원·달러 환율은 개장 전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가 4.7%의 높은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자,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을 용인할 것이라는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로 1050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환율은 다시 1050원선을 회복했으나 전거래일보다 4.00원 내린 1,050.50원으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당분간 1050원선 언저리에서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지지선으로 인식되는 1050원선에 와 있는 만큼 네고(달러매도)와 외환당국의 개입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환당국이 물가 급등을 이유로 환율 하락에 대해 당분간 관대한 스탠스를 보여 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환율 1050원선 아래에서는 저가성 매수세도 만만치 않아 환율 급락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관들은 연말까지 1040원대에서 최대 1020원대까지 떨어져 하반기 환율을 평균적으로 1030원대에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환율이 10% 떨어지면 경상수지가 70억달러 이상 감소한다”며 “최근 환율 하락이 물가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급변동하면 미세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직격탄’=환율 하락추세는 수출기업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현대자동차는 2000억원, 삼성전자는 3000억원 손실이 발생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환율을 1080원 선으로 예상하고 경영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대기업들에게도 현재 환율은 부담이 되는 수준이다.

 이미 수출기업 3곳 중 1곳은 원·달러 환율이 지나치게 떨어져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환율이 1060원대였던 지난 5월 수출·내수기업 509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환율이 수출마진을 확보하기 힘든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35.6%에 달했다.

 결국 환율 1050원선이 무너지면 수출기업의 절반가량이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특히 환율 하락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등 상대적으로 대응능력이 취약한 업체에 ‘직격탄‘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85.1%가 최근 환율 하락이 채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고, 채산성 유지를 위한 적정 환율은 평균 1118.6원이라고 답했다.

 이에 송재희 중기중앙회 부회장과 중소·벤처업계 단체 대표들은 지난달 25일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을 만나 최근 환율 하락에 따른 중소 수출업체들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하고 환율의 안정적 운용을 건의하기도 했다.

 정부도 수출의존도가 높은 매우 높은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 입장에서 환율 변동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어 최근 추세를 주시하고 있다.

 

 <표>최근 환율 추이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