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산시스템 '더위 먹었나'

금융기관들 잇따라 전산시스템 말썽

최근 금융권 전산시스템이 잇달아 말썽을 일으켜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일부 영업점에서 1일 오전 9시30분부터 10여 분간 직원들이 사용하는 통합단말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창구거래가 일시 지연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인사발령을 받은 직원들이 사원인증을 위해 대거 단말기에 접속하면서 과부하가 걸려 문제가 발생했으나 곧바로 조치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최근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시간 시스템 장애가 연이어 일어났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의 인터넷뱅킹은 지난달 20일 오후 3시께 장애가 발생해 20분 만에 복구된 데 이어 같은 달 25일 오후 1시께에도 수 분 동안 접속과 거래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사용자와 거래가 몰리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해킹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금융결제원 인터넷 지로 시스템도 지난달 25일 오후 2시35분께 장애가 발생해 오후내내 복구가 안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국세청은 이례적으로 국세 납부 기한을 전산복구일 다음날인 26일까지 연장했다.

지난달 2일 오전에는 국민은행의 현금입출금기(ATM)가 3시간가량 장애를 일으켜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국민은행 일부 ATM에서 국민은행 통장을 이용한 입출금 거래가 중단됐으며, 9시8분부터는 전국 대부분 ATM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고객들은 사상 최악의 전산장애사건으로 기록된 지난 4월 농협의 전산 사고를 떠올리면 불안에 떨고 있다. 농협 전산장애는 완전복구하기까지 한 달 가까이 걸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서버를 늘리거나 접속 폭주에 미리 대비하는 등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