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evaluation, 評價)는 사전적 의미로 사물의 가치나 수준 따위를 평하는 것을 말한다.
제품의 시장 가치부터 특정 기술 평가, 주식가치 평가, 사람 개개인에 대한 평가, 시험 평가, 문학작품의 한 장르인 평론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평가 속에 묻혀 살아간다.
경제 규모가 확대되고, 산업 사회가 복잡 다양해지면서 평가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진다. 앞으로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누구를 뽑고 어떤 기술을 개발·육성할지 등 중요한 선택과 결정은 모두 이러한 평가를 토대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새삼스럽게 평가 얘기를 꺼낸 이유는 여전히 각종 연구개발(R&D)사업에서 사후 평가 부분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R&D사업의 사후 평가는 R&D로 도출한 기술과 제품, 그리고 지원기업의 옥석을 가려준다. 뿐만 아니라 이어질 R&D 방향을 조정해 경쟁력 있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 기업을 발굴하는 기반으로 활용한다. 수십억, 수백억원의 국고가 투입되는 대형 R&D 결과물은 해당 산업분야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R&D사업 평가는 논문, 특허 출원 및 기술이전 건수 등 수치상의 결과 뿐 아니라 산업계 위상 변화와 경제적 파급효과, 심지어 과거 기술과 비교 분석까지 보다 다양하고 세심하게 이뤄져야 한다.
R&D 부문 평가 확대·강화는 평가자 개별 의지로는 부족하다. 관련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R&D사업 결과를 다양하고, 객관적이며,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 위해서는 재원과 인력이 만만찮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국비 지원 R&D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한 대학 교수는 “사업 결과물 평가를 보다 정확하게 받고 싶지만 예산 내역에는 결과물을 내놓기 위한 지원예산만 있지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위한 예산은 따로 없다”고 토로한다. 그의 말처럼 평가에 대한 예산이 확보되면 “냉정하고 정확한 성과 평가를 기반으로 한 단계 발전한 R&D가 가능”할 것이다.
R&D 수행 주체가 개인이든 기업이든 기관이든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져야 올바른 대책과 방향이 나올 수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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