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노조 "불분명한 외국 자금 유입 반대"

SK텔레콤과 STX가 하이닉스 예비 실사에 착수한 가운데 하이닉스 노동조합이 해외 자금 유입을 통한 매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2일 하이닉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하이닉스가 정치적 수단에 악용돼 우리 뜻과 반하는 기업에 넘어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한다”며 “불분명한 외국 자금 유입으로 국부 유출과 기술유출 우려는 철저하게 배제 돼야한다”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매각 관련된 정치적 요인 개입 금지 △하이닉스 인수 기업은 향후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재무 여력을 갖출 것 △불분명한 외국 자금 유입 반대 △고용 불안을 야기하는 어떠한 조건에도 타협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특히, “정치적 요인이 개입될 경우 2002년 정치적 압력에 의한 미국 마이크론사로의 해외매각을 저지한 경험을 토대로 전 임직원과 함께하는 가열찬 투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중장기 경영 방향 및 투자 계획 등으로 하이닉스의 미래 청사진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위험 분산을 목적으로 하이닉스를 인수하고자 하는 기업은 물론이고 회사의 성장이 의심스러운 곳의 하이닉스 인수는 임직원 및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철저히 차단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가 해외자본 유입을 반대하고 나서자 업계에서는 중동펀드자금을 도입해 인수전에 뛰어든 STX를 겨냥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위험 분산 목적이나 회사 성장에 의심스러운 기업을 차단하겠다고 명시한 것은 노조가 SK텔레콤을 더 선호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이닉스 노조는 이 같은 업계 시선을 의식해 특정기업을 특정한 것이 아닌 시장 논리에 따른 매각이 이뤄져야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석 하이닉스 이천노동조합 위원장은 “노조가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 가운데 특정 기업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는다”며 “시장 논리에 의해 능력있고 튼튼한 기업이 인수해야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