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 디지털 시대의 진정한 소통(疏通)

[ET칼럼] 디지털 시대의 진정한 소통(疏通)

 디지털기술 발달로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방송에서 통신까지 디지털 혜택을 입지 않은 영역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과거 안방을 차지했던 바보상자(Dump box)인 TV가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스마트상자(Smart box)인 스마트TV로 바뀌었다. 스마트워킹(Smart working)으로 재택근무까지 기대된다. 또 목소리만을 주고받았던 유선전화에서 데이터는 물론이고 동영상까지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까지 등장했다.

 과거 상상도 못했던 기기의 발전을 즐긴다. 그로 인해 우리 생활은 편리하다 못해 적응하기에 복잡한 환경으로 치닫는다. 특히 디지로그(Digilog)에 사는 기성세대들은 더욱 더 그러하다.

 이런 디지털기기의 혜택으로 많은 점들이 편리해짐에 따라 인간 본연의 욕구를 충족시켰다고는 하지만 기기 간의 무분별한 소통은 휴머니즘의 갈등을 해소시키지 못한다. 최근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는 세대가 점점 늘어난다. 과연 디지털기기의 발전으로 사람간의 소통이 잘 되어가는 것일까.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 안은 도서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각자 무언가를 주고받거나 정보를 검색하고 혹은 동영상을 감상한다. 자아몰입에 이를 정도다. 가족 간에 오랜만에 식사를 할 때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곤 각자 문자를 주고받거나 애플리케이션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 그것도 과거의 소통형식이 아닌 편리한 세대의 특수한 유행문자를 사용하곤 한다.

 디지털의 발전과 소셜미디어(social media)의 등장으로 우리는 세계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많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시대에 열린사회와 진정한 민주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이처럼 중요한 기기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일까? 소통과잉 시대에 소통에 대한 목마른 갈증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을 수 없다(We cannot Not communicate)’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사회에서 소통 없이 살 수 없다. 기술 발달, 문화적 다양성, 물질적 풍요로움으로 인해 소통 채널들은 무한정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소통의 진정성은 퇴색됐다. 인간 소외나 소통 과잉, 심지어는 익명으로 인한 사회 문제들이 더욱 심각해진다.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와 기대는 더 한층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단순한 소통이 아니라 진정한 소통을 통한 인간관계이다. 진정한 소통이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삶과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니더라도 경우에 따라 필요조건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박창희 숭실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 park6610@ss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