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은 정부의 재난 긴급 문자메시지를 받아볼 수 없다고 한다. 재난문자방송서비스(CBS)가 2세대(2G) 휴대폰만 가능해 이동통신 가입자의 65%를 차지한 3G 가입자는 받아볼 수 없다는 게 소방방재청의 설명이다. 소방방재청은 그러나 재난문자 수신을 의무화한 법안(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모든 이동통신 가입자가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해할 수 없다. 설명대로라면 CBS 방식만 아니라면 지금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얘기 아닌가.
CBS는 소방방재청이 세계 처음 2G 휴대폰에 시작한 서비스다. 3G 휴대폰엔 이 기능이 없다. 배터리 소모, 기지국 설비 추가 비용, 단말기 오작동, 국제 통신규격 변경 등을 이유로 제조업체가 기피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납득할 수 있다.
긴급 재난 사태를 어떤 형태로든 국민에게 빨리 알리는 게 정부의 의무다. 개정이 필요하다는 현행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 제 38조가 이렇게 규정했다. 기간통신사업자도 긴급 메시지를 지체 없이 알리도록 돼 있다. 재난이 발생하면 지상파방송사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재난방송을 하듯 기간 통신사업자는 재난 통신을 해야 한다. 3G 단말기에 CBS 수신 기능이 없더라도 통신사업자가 일괄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위치정보를 활용하면 재난 지역만 보낼 수 있다.
재난 문자 불통 사태는 결국 당국의 의지 문제다. 정부가 법적인 발신 의무를 유권해석해 통신사로 하여금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정작 2G 가입자 일부는 재난문자 제목만 봤지 내용을 못 봤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재난문자는 1년에 한번 받을까말까한 메시지다. 법과 단말기 탓을 하는 설명이 핑계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