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제한 1개월, 일본의 침착함이 돋보였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전력 사용 제한 조치가 내려진 지 한 달, 일본 고유의 침착함과 단결이 돋보이고 있다. 안팎의 우려와 달리 일본 기업과 국민의 노력은 절전 목표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냈다. 최대 고비로 꼽고 있는 8월을 잘 넘기면 일본은 대지진 이후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게 된다.

 3일 도쿄 전력 발표 자료를 보면 7월 최대 전력 수요는 도쿄 최고 기온이 33.7도를 기록한 17일의 4627만㎾다. 당초 예상 5500만㎾를 크게 밑돈다. 작년 7월 최고치와 비교하면 1400만㎾, 약 23% 낮은 수치다. 7월 내내 전력 예비율은 10% 이상 여유로웠다.

 일본 언론들은 전력 소비량이 줄어든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했다. 하나는 예년보다 덜한 무더위로 줄어든 냉방 수요, 다른 하나는 기업의 빈틈없는 절전 성과다. 낮은 기온이야 행운이지만 절전은 노력의 산물이다.

 NTT데이터는 전력 제한 조치 실시 후 본사 인력을 4등분해 25%씩 쉬는 순환근무를 실시했다. 작년보다 40% 절전 효과를 거뒀다. 라쿠텐은 조명 시스템과 데이터센터 장비를 절전형 제품으로 바꿔 35% 전력 소비를 줄였다.

 목요일과 금요일로 휴일을 변경한 자동차 업계는 무려 200만㎾ 절감 효과를 냈다고 전해진다. 자발적으로 절전을 독려한 간사이전력 관내에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5% 정도 수요가 줄었다. 기업은 물론 가정까지 절전에 참여한 결과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8월 폭염과 다른 원자력 발전소 추가 가동 중지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경제산업성은 이달 15일 전후를 전력 수요 정점으로 예상했다. 도쿄전력은 니이가타현 소재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자력 발전소를 이달 중에 정기 검사 때문에 정지할 계획이다.

 예상을 웃도는 절전 성과로 절전을 조금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게이세이전철은 열차 내부 냉방 온도를 28도에서 예년과 같이 26도로 낮췄다. 도쿄전력은 “8월에 폭염이 닥치면 상황은 악화될 수 있어,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며 지속적 절전 노력을 당부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