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를 대체할 미래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가장 각광받는 것이 수소에너지다. 수소는 산소와 화학반응 시 휘발유의 세 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에너지를 만든 뒤에는 순수한 물로 바뀐다. 여기에 저장이 가능하고, 운반도 자유로워 수소자동차, 연료전지, 전기 생산 등 연료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에너지 소비에서 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을 2012년 0.1%에서 2020년 3%, 2030년 7%, 2040년 15%로 점차 늘릴 계획이다. 해외 선진국은 2030년을 전후해 10% 정도의 사용 목표를 세워놓은 상태다.
◇수소는 어디에 있나=수소는 우주의 75%를 차지한다. 가장 가벼운 원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구에서 수소는 대부분 물 또는 탄소화합물 형태로 존재한다. 수소 원소 형태로는 아주 적은 양만 존재한다. 따라서 지구에는 물, 유기물, 화석연료 등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분리, 생산해서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수소는 물의 전기분해로 가장 쉽게 제조할 수 있다. 물 분자를 전기분해하면 수소분자 2개와 산소분자 1개로 나뉜다. 하지만 물은 수소와 산소가 매우 강하게 결합돼 이를 분해하기가 쉽지 않다. 물을 분해하는 데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물을 분해하는 기술 가운데 원자력을 이용한 방법이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다. 섭씨 950도의 높은 온도를 내는 특수한 원자로인 초고온 가스로를 이용해 물을 분해한 뒤 대량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김용완 한국원자력연구원 수소생산원자로기술개발부장은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 공급 방안으로는 원자력수소가 가장 유력하다”며 “원자력수소 제조는 950도에서 안전 운전이 가능한 초고온 가스로의 고열을 이용해 물을 열화학 또는 고온 전기분해해 다량의 수소를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여러 나라도 원자로를 이용해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연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오는 2018년까지 원자력수소 생산을 위한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일본 역시 2015년까지 초고온 가스로를 이용한 연구를 마치고, 2025년 수소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천연가스로부터 수소를 얻거나 촉매반응에 의한 수소 제조 방법도 연구 중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에 수소를 공급하기 위한 탄화수소 개질기와 알칼리수소화물 분해장치를 연구 중이다. 고분자 연료전지 자동차나 가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에 수소를 공급하기 위해 촉매와 반응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 수십와트급 이하 휴대용 연료전지에 활용하기 위한 마이크로 개질기도 개발 중이다.
◇저장과 활용은 또다른 과제=수소는 얻는 것 자체로 모든 작업이 끝나지 않는다. 이를 저장하고 안전하게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수소는 가스, 액체로 수송할 수 있으며 고압가스, 액체수소, 금속수소화물 등 다양한 형태로 저장 가능하다. 현재 수소는 대부분 기체 상태로 저장된다. 하지만 단위 부피당 수소 저장밀도가 너무 낮아 경제성과 안정성이 부족해 액체 및 고체저장법을 연구 중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효율 수소에너지 제조·저장·이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김종원)은 무공해 청정 수소에너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연구를 시작해 2013년까지 총 3단계에 걸쳐 10년간 연구하며 총사업비 1114억원이 투입됐다. 사업단은 지금까지 △나노기공과 전이금속 혼성체를 이용한 수소저장용 나노튜브 제조 △5㎾급 수소연소 리니어 동력시스템 기술 △고성능 수소센서 및 탐지기 설계·제작 기술 등을 개발했다.
또 △고효율 수소제조 신규 광전극 소재 설계 및 합성기술 △나노재료를 이용한 수소 저장재료 △금속붕소수소화물을 이용한 가역 수소저장 기술 개발 등이 진행 중이다.
◇수소 연료전지=일부에서는 이미 수소를 연료로 활용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 예가 수소 연료전지. 이를 이용한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가 최근 등장하기 시작했다.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는 휘발유 대신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고 이 힘으로 움직인다.
수소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생기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킨다. ‘H2+1/2O2→H2O+전기’가 되는 셈이다. 생산된 전기로 모터를 돌려 구동력을 얻는다.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는 연료비가 휘발유 자동차 3분의 1정도다. 또 이산화탄소 대신 물이 나오므로 청정한 에너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일부 이미 실용화된 모델이 나왔다. 하지만 연료전지 가격이 비싸 자동차 가격이 일반 자동차보다 높다. 전지 효율을 높이면서 값을 낮추는 방법을 찾는 것이 자동차업체들의 남은 숙제다.
수소에너지 개발현황
자료: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