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반도체 온라인 유통, 미래를 향한 패러다임 전환

　유통구조변화, 가속화의 중심에 글로벌화, 양극화 심화라는 화두에 이어 온라인화 또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대세이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제품구매가 활발해 지면서 유통단계의 축소와 구조의 변화는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는 거대한 물결이 되고 있다.

　이미 유통업계는 많은 변화와 정보에 노출돼 있다. 설계와 기술 지원 중심으로의 영업 형태 변화화, 더욱 치열해진 가격경쟁 및 단기 납품 요구, 제조사의 제품 양산의 변화, 소량 다품종, 라이프 사이클 단축, 원가 절감의 절대적 압박 등의 요인들은 신속하고 투명한 거래, 효율적인 구매 체제로의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반도체 유통사들은 재고 보유시 금융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효율적인 재고 회전율 관리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빈번해진 국제 물류 이동과 규격화된 부품의 특성 상 다른 산업에 비해 훨씬 신속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방문영업을 통해 얻게 되는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형성이라는 부가 이익과는 대조적으로 IT 인프라의 발달과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세대, 근접한 근무 환경 등으로 인해 온라인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반도체 유통의 온라인화 물결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 번째로는 퍼블릭 이마켓플레이스(Public eMarketplace)다. 운영사는 비즈니스 플랫폼만 제시하고 유료 회원제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회원사 간의 직거래가 주요 비즈니스 모델이다. 주로 중소규모 딜러들의 새로운 활동 무대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 시장에서는 철저히 선점우위의 이점과 수확 체증의 법칙이 적용된다.

　두 번째로는 전세계 대리점들과 우량딜러들의 재고를 인터넷 상의 데이터베이스로 통합해 이를 기반으로 구매와 판매가 이루어지는 프라이빗 이마켓플레이스(Private eMarketplace)가 있다. 고객이 요청한 제품을 얼마나 안전하고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는지가 핵심역량이 되며, 철저하게 롱테일의 법칙이 적용되는 모델이기도 하다. 또한 운영사의 업계 경력, 좋은 평판과 신뢰가 성공적 비즈니스의 절대적 요건이다.

　오랜 비즈니스 경력으로 공급처에 대한 전문적이고 특화, 세분화된 정보 그리고 그동안 축적된 비즈니스 히스토리, 잠재고객 DB, 브랜드 인지도가 더욱 안정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아무리 규모가 큰 대리점이라도 모든 제품의 대리점권을 다 계약할 수도 없고, 수많은 제품의 재고를 보유하기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의 재고 DB 통합운영 기반의 온라인 유통형태는 내실경영과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성공사례가 검증됐다고 판단된다. 직거래 온라인에서 많이 발생되는 불량제품 구매의 위험을 피할 수 있기에 더욱 보완적인 모델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칩 제조업체들 또한 속속 온라인 세일즈 구조의 현실화에 동참하고 있으며, 온라인 유통의 한 축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들은 특히 소량구매를 원하는 연구소나 학생, 개발업체 지원을 우선으로 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양상으로는 대리점 권과 실제로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를 자사의 온라인 사이트에 등록하여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영업을 하는 형태이다.

　 결국 질적, 양적인 재고 데이터베이스와 고객 및 공급처 DB가 주요 자산이 되어 유통 단계의 축소에 기여함은 물론 정확한 제품의 이동을 관장함으로써 핵심가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온라인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자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통의 비즈니스 모델이 어떠한 형태로 다각화 되어갈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새로운 유통의 패러다임을 리드할 것이지, 시대적 흐름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유통의 향후 행방과 구조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더욱 거세게 고조되고 있다. 현실적 도전과 구체적 실행 그리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창조,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상생의 모델 강화가 우리의 불안감을 덜어줄 것이고, 유통의 선진화와 세계화 역시 성큼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현실적으로 인지하고 준비하며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실행력이 힘인 시대가 된 것이다.

　

　홍미희 사이버디스티 사장 cathy@cyberdist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