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제안한 ‘동방특급(Oriental Express) 프로젝트’를 담당할 초대형 한·중·일 IT벤처 컨소시엄이 10월 공식 출범한다. 컨소시엄에 속한 벤처는 파트너십을 맺는 아시아·중동·아프리카 IT대기업과 소프트뱅크 지원으로 현지에 진출하게 된다.
4일 소프트뱅크코리아는 손정의 회장이 지난 6월 국내에서 공개한 동방특급 프로젝트를 추진할 대형 한·중·일 컨소시엄이 10월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3국 우수 IT벤처 기술·서비스·아이디어를 아시아·중동·북아프리카 각국에 보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프로젝트명처럼 IT·서비스를 실은 특급열차가 한·중·일 3국에서 출발해 각 지역을 지나며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소프트뱅크는 수요와 공급 두 측면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수요 측면은 각국 대표 통신·IT인프라 업체가, 공급 측면은 한·중·일 3국 IT벤처기업들이 담당한다. 소프트뱅크는 3국 벤처 기술·서비스를 아시아·중동·아프리카 파트너에 제안하고, 채택되면 공동으로 현지화 작업을 진행한다. 소프트뱅크는 ‘비즈니스 인플리멘테이션(수행·완성)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800개 수준인 소프트뱅크 관계사는 물론이고 별도 우수 벤처 발굴도 진행 중이다. 지난주 컴투스 등 국내 모바일게임 업체들을 방문, 참여 의사를 타진하는 등 컨소시엄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필요시 참여 벤처업체에 대한 투자도 추진한다. 소프트뱅크코리아는 기존 펀드를 포함 총 1300억원 규모 펀드를 확보, 투자를 펼친다. 이를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엔(약 134억원)규모 출자를 받을 예정이다.
◆뉴스의 눈
손정의 회장이 국내에서 공개한 동방특급 프로젝트는 문규학 소프트뱅크코리아 대표가 처음 제안해 가시화됐다. 손 회장은 아이디어에 공감했고, 문 사장에게 프로젝트 구체화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디어는 한국 벤처기업들의 세계시장 진출 포부에서 출발했다. 문 대표는 “(해외에서 보면) 우습게 볼 수 있겠지만 종업원 세 명인 벤처기업도 해외 진출 계획을 갖고 있는 곳이 한국”이라며 “이들을 도와주고, 그들의 열정과 의지를 꺾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 아이디어가 손 회장이 꿈꿔온 글로벌 전략과 맞아 떨어져 본격화됐다. 아이디어 제안은 손 회장이 발표하기 2주 전에 이뤄졌다. 별도 컨설팅 작업도 없었다. 시행착오 우려에 대해 문 대표는 “정밀한 계획을 세울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우리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도전하면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젝트가 성공 시 “미국 중심 기술시장이 아시아 중심으로 변해갈 것”이라며 “현재 미국이 아이디어를 내지만 생산은 아시아에서 하고 소비도 아시아가 더 크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아시아와 미국이) 기술 밸런스를 찾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사장은 삼보컴퓨터 출신으로 1996년 미국 소프트뱅크테크놀로지벤처에 들어갔으며 2002년부터 소프트뱅크코리아 대표를 맡아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