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을 둘러싼 스마트 전쟁이 펼쳐진다. 그동안 모바일뱅킹 안정화에 집중했던 주요 은행·카드사들이 올 하반기 게임·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위치기반서비스(LBS) 등을 결합한 스마트금융 서비스를 속속 선보인다. 인터넷뱅킹 증가세는 둔화된 반면에 모바일뱅킹 사용자 수는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채널을 통해 고객 확대와 매출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다양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즐길 수 있다. 신한은행은 카카오톡과 같은 SNS에 계좌이체 기능을 탑재한 ‘김총무’ 앱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농협은 고객이 손쉽게 게임을 즐기면서 예·적금할 수 있는 앱을 출시한다. 병·의원에 직접 가지 않고도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하나은행 앱도 눈길을 끈다.
오프라인 점포도 ‘스마트지점’으로 거듭난다. 스마트폰에 은행 방문 목적을 입력하면 기다릴 필요 없이 빠르게 창구 직원과 연결돼 예금·대출 등을 처리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론칭을 목표로 개발에 들어갔으며, KB국민은행도 유사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한준성 하나은행 신사업본부장은 “스마트폰은 단순한 뱅킹 기능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어 다양한 분야와 금융을 묶을 수 있는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스마트금융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다른 사업 영역과 결합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사 역시 LBS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스마트폰 앱을 본격 선보인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치고 결제를 하면 주변 커피전문점 위치를 알려주고 할인 쿠폰을 발행하는 식으로 추가 결제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NFC 상용화로 스마트폰으로 돈이나 카드포인트를 주고받는 일도 가능해진다.
하나SK카드는 최근 LBS와 쿠폰 발행을 결합한 앱을 내놨으며 4분기에는 NFC 활용 서비스도 선보인다. 현대카드 역시 LBS에 고객의 문화 취향과 구매 패턴을 활용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카드·삼성카드 등도 관련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송준영 하나SK카드 팀장은 “금융권이 올 상반기까지 내놨던 앱은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에서 설계된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아이디어를 수익 모델과 연결해 실제로 매출을 낼 수 있는 앱이 속속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용어>
비대면 채널=인터넷뱅킹·현금자동입출기(ATM)·모바일뱅킹 등 각종 정보기술(IT) 기기를 통한 거래 창구를 말한다. 올해 들어 비대면 채널을 통한 거래는 전체 금융거래의 90%에 가깝게 늘어났다. 모바일뱅킹 일일 이용건수는 올 2분기 715만건, 거래금액은 6100억원으로 1분기보다 각각 6.3%와 4% 증가했다.
주요 은행·카드사 하반기 스마트폰·패드 관련 전략
박창규기자 k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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