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LCD 액정 시장에서 일본 치소가 독일 머크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치소가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LCD 시장에 본격 진입한지 15년만의 일이다. 우리나라가 전세계 LCD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치소의 약진이 주목된다. 액정과 더불어 LCD 핵심 소재 시장은 해외 업체들과 삼성·LG의 관계사 구도로 고착화되는 추세다.
7일 시장조사 업체인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CD 액정 시장에서 공급량 기준으로 치소는 53%의 점유율을 기록해 46%에 그친 머크를 2위로 밀어냈다. 지난 1996년 한국 법인 설립이래 처음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머크가 국내 LCD 액정 시장의 65%이상을 차지했으나 치소는 최근 수년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실제 치소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공급량에서 각각 지난 2009년과 작년부터 머크를 따돌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양상은 올해도 지속돼 치소와 머크의 점유율 격차가 10%이상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액정을 비롯한 LCD 핵심소재 시장은 국내 전문업체인 동진쎄미켐·테크노세미켐 등을 제외하면 일부 해외 업체들과 삼성·LG 관계사들의 독식 구도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 포토레지스터 시장에서는 동진쎄미켐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합쳐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해외업체인 아젬·코템·제온 등 해외 업체들이 잇고 있다. 에천트 시장은 지난해까지 동우화인켐과 테크노세미켐이 양분해왔으나, 최근 동진쎄미켐과 이앤에프테크놀러지가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트립퍼 시장에서는 MBI와 LG화학, 동진쎄미켐의 3강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삼불화질소(NF3)와 모노실란(SiH4) 등 LCD용 특수 가스 시장은 지난 수년간 OCI머티리얼즈가 공격적으로 진입하면서 현재 5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컬러레지스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JSR·동우화인켐·제일모직을, LG디스플레이가 LG화학과 JSR을 각각 주력 공급사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관계사인 제일모직과 LG화학을 LCD 핵심 소재의 주력 공급사로 육성하는 추세다. LG화학이 LG디스플레이에 스트리퍼와 컬러레지스터, 포토스페이서, 오버코트의 공급량을 늘려가고, 제일모직이 삼성전자의 컬러레지스터와 블랙매트릭스 주요 협력사로 부상중인 것이 단적인 예다.
디스플레이뱅크는 극심한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올해 국내 LCD 주요 소재 시장의 성장률은 품목별로 4~12%대에 그쳐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도표 국내 LCD 액정 시장 점유율 추이, 공급량 기준, 자료:디스플레이뱅크>
서한기자 h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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