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화부채 구성 다변화 필요성 강조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급격히 불안해진 금융시장을 `비상상황`으로 빗대어 장기전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9일 금융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열린 간부회의에서 "금융위 직원들의 존재이유는 비상시인 지금에 있다"며 "이제는 전선의 군인과 다르지 않다고 보고 책임성과 과단성있게 조치를 취해달라.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상황에 대해선 2008년 금융위기의 연장선에 있지만, 상대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2008년 위기는 단기간에 금융부문의 급격한 불안이 나타났지만, 이번 상황은 실물경제의 불안과 연계된 남유럽 재정위기에서 촉발됐다"며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의 정책대응 능력이 약화된 가운데 긴 시간에 걸쳐 실물부문의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의 외화유동성 문제와 관련해 유럽에서 36%, 미국에서 28%, 아시아에서 35%를 조달하는 현재의 외화차입 구성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장·단기 외채만 갖고 고민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중국과 중동지역 국가 등으로 차입원을 다변화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든 가능한 대책을 치밀히 준비해야 한다"며 "급변하는 환경에서 시기를 놓치지 말고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번 시장불안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 더 큰 타격을 줘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며 "시장의 지나친 우려에 대해 금융위가 잘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