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의 D램 반도체 미세공정 전환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2분기까지 공정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대부분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한 달 동안 미세공정 확대가 빠르게 이뤄져 2분기에 비해 두 배 가량 30나노 비중이 증가했다.
9일 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 7월동안 38나노 D램 공정전환이 안정적으로 진행돼 2분기까지 한 자리 수에 그쳤던 30나노 비중이 10%대로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닉스는 3분기 말까지 전체 공정에서 38나노 비율을 20%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어 연말까지 40%로 다시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3분기 중반인 현재 애초 계획대로 순조롭게 전환이 진행되고 있어 연말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며 “반도체 시황이 하락세지만 미세공정 전환으로 인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30나노 비중 확대로 여전히 40나노대 진입 수준에 머물고 있는 글로벌 경쟁업체를 크게 따돌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30나노급 공정을 연말까지 50%대까지 끌어올리고 20나노급은 4분기에 양산을 시작한다.
반면 엘피다와 마이크론 등 경쟁업체는 50, 40나노 비중이 절대적이다. 엘피다는 최근 25나노 제품을 내놨지만 사실상 30나노급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비중도 미비한 상태다. 대만 기업들은 아직까지 60, 50나노급이 주력이어서 아예 경쟁 대열에서 탈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이닉스가 30나노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린 것은 해외 경쟁업체들과 기술격차를 벌렸다는 뜻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술격차가 적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미세공정 전환 수준에 촉각을 세우는 이유는 각사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미세공정 전환 비율이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향상되기 때문에 경기 불황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반대로 전환이 늦어지면 올해와 같이 D램 가격 하락으로 생산원가 수준까지 떨어지면 만들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에 감산에 들어가게 된다.
선폭을 줄이게 되면 동일한 웨이퍼 내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개수가 늘어난다. 얇고 작게 만들 수 있어 더 많은 양을 생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도체 제조 특성상 생산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제품량이 늘어나게 돼 매출과 수익도 함께 증가한다. 반도체 업체들이 미세공정 전환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각 사별로 기준이 다르지만 통상 40나노에서 30나노급으로 전환되면 생산량은 최대 70% 가량 늘어난다. 300㎜(12인치)웨이퍼를 기준으로 40나노일 때는 1Gb PC용 D램을 2000개 가량 생산할 수 있다. 이를 30나노급으로 전환하면 산술적으로 1400개가 더 늘어나 3400개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1Gb D램 단가가 1달러라면 40나노 때는 웨이퍼 한 장당 2000달러(218만원)를 벌수 있다. 30나노로 전환되면 3400달러(370만원)로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2분기까지 30나노 전환을 위해 새로운 공정 기술과 소재를 적용하면서 성능 구현에 고전했으나 현재는 안정화됐다”며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에는 20나노급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표> 하이닉스 미세공정 전환 비율 추이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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