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4년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 기관장 재량으로 연구 사업을 기획, 추진하는 묶음예산이 9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출연연이 정부 수탁과제 수주를 위한 경쟁 대신 고유 연구에 전념하는 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는 최근 ‘출연연 예산제도 개선안’을 확정하고 오는 2014년까지 묶음예산 누적액을 9000억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묶음예산은 부처에서 진행하던 일부 사업을 출연연으로 이관하거나 정책지정사업 등을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국과위가 확정한 2012년 출연연 묶음예산은 2200억원이다. 국과위는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3개 부처 11개 대형사업(911억원 규모)을 출연연으로 이관했다. 동시에 1146억원의 정책지정금액을 묶음예산으로 배정했다.
국과위는 2013년과 2014년 예산에 있어서 묶음예산을 각각 3400억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보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서기관은 “묶음예산이 확대되면 수탁기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원천연구와 전략분야 연구에 안정적으로 전념할 수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출연연의 강소형 조직개편의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출연연 관계자는 “묶음예산이 늘면 출연연이 안정적으로 인건비와 연구비를 계상할 수 있다”며 “국과위의 내년 예산안이 그대로 확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묶음예산은 출연연 예산 가운데 출연금 비중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출연연은 정부에서 지원받는 출연금 과제와 외부 기관의 수탁과제로 운영된다. 지난해 기준 출연연의 출연금 비중은 42.6%로 상당수 출연연이 출연금보다 수탁비율이 높아 안정적 연구에 취약하다.
국과위는 묶음예산 확대를 통해 오는 2014년까지 출연금의 비중을 70%로 높이고 수탁과제 비중을 30%까지 낮출 방침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묶음예산 확보를 위해 정부부처 사업을 출연연으로 이관하는 데 따른 부처의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표>연도별 묶음예산 목표액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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