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리먼사태와 다르다" 낙관시각

미국의 재침체 가능성이 작아 국내 증시도 회복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이 16일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원은 "당분간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빠르지는 않겠지만 재침체 가능성은 작다"며 "향후 미국경제는 일시적 경기둔화 요인이 완화되면서 회복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상황은 분명히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화유동성 위기, 2003년 복합신용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며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실물경기의 충격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강조했다.

SK증권 이수정 연구원도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당시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11일 기준 한국 CDS 프리미엄은 133bp(1bp=0.01%)로 7월 말보다 30bp(29%) 확대됐으나 이는 선진국의 확대 폭에 머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주요기업들의 CDS 프리미엄도 리먼 사태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신흥국 신용위험 확대는 크지 않으며 국내기업에 대한 신뢰도 제고로 대외적 발행여건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이번 주 국내 증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며 코스피 1차 반등 목표치를 최근 하락 폭의 38.2% 정도를 회복하는 1,930~1,940포인트로 제시했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이사도 "최근 주식시장의 조정이 경기둔화보다 과도했다"며 "코스피 1,900 이하에서는 적극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김 이사는 "세계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은 과매도 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성을 보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가 오는 11월 미국 상하원 합동위원회가 내놓을 재정감축안에 따라 미국 신용등급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S&P와 무디스는 모두 11월23일까지 제출될 상하원 합동위원회의 재정감축안을 주목하고 있다. 부정적 시나리오는 상하원이 재정감축안 합의에 실패하고 증세 및 세입 확대가 포함되지 않은 1조2천억원 규모의 재정감축안이 자동 통과되는 경우로,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추가 하향하고 무디스도 등급을 낮출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그러나 "재정감축안에 증세 등 세입 확보방안이 포함된다면 S&P는 현재의 `부정적` 장기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