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냉방을 도입한 한 경기도 분당 소재 한국지역난방공사 판교지사. 전기로 냉방을 사용하는 건물과 비교하면 ‘분명 무슨 차이가 있을 것’ 이라던 선입견은 건물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지역난방 배관으로부터 열을 공급받기 때문에 복잡한 시설물들이 불편함을 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그 또한 기우였다.
건물 창가 쪽으로 가니 팬코일 유닛과 천장에서 냉기가 나온다. 냉기를 만들어 내는 방식만 다를 뿐 내부 온도나 냉기가 이동하는 구조 등은 여느 건물과 다를 게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95℃의 뜨거운 물로 어떻게 냉기를 만들어 낼까. 지하로 내려가자 그 궁금증은 금방 풀렸다. 건물의 지하에는 180RT 용량의 흡수식 냉동기 2기가 자리 잡고 있다.
흡수식 냉동기의 한 부분을 살펴보자 손바닥만 한 작은 유리창 안으로 물줄기가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건물전체로 보낼 냉수가 만들어지는 증발기부위다. 증발기 안에는 13도의 물을 담고 있는 냉수배관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 배관에 약 40도의 물이 뿌려진다. 증발기 안은 진공상태이기 때문에 뿌려진 물은 급격하게 증발하고 이때 냉수배관속 물이 온도를 빼앗기면서 온도는 8도까지 떨어진다. 이렇게 차가워진 물은 배관을 타고 건물 전체로 이동하고 층층마다 냉기를 공급한다. 지역난방수의 역할은 이때부터다. 증발하면서 만들어진 수증기는 흡수액(리튬브로마이드)에 저장되는데 흡수액의 농도가 묽어지지 않도록 95도의 지역난방수가 이를 가열해 농축·재생시킨다. 또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증기는 다시 증발기로 이동해 냉수배관에 뿌려진다.
노규현 지역냉방 TF팀장은 “100도에 가까운 지역난방수가 머금고 있는 열이 냉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이 거의 필요 없다”며 “지역냉방은 전력 수요 관리를 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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