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동통신사업자의 통신 장애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16일 오후 SK텔레콤 일부 가입자는 1시간 40분 동안 휴대폰을 쓰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지난 2일엔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이 데이터망을 전혀 쓰지 못했다. KT의 3G망은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강남 일대에서 불통됐다.
이동통신망은 트래픽이 넘치면 불통될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린 대형 행사장에서도 이따금 발생하는 일이다. 그런데 최근의 불통 사태는 이전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과거엔 일시적인 트래픽 폭주와 같은 불가피한 상황이 많았다. 최근엔 구조적인 요인이 더 두드러진다. 스마트폰 보급과 콘텐츠사업자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확대에 따라 트래픽이 폭주한다. 이통사업자의 설비가 이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다. 노후 설비도 적지 않으며, 관리 또한 이전보다 느슨한 듯하다.
LGU+는 구글 서버가 과다 트래픽을 발생해 전국적인 망 불통에 영향을 줬다고 17일 밝혔다. SKT는 가입자관리 서버의 가입자위치등록기(HLR) 고장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무선인터넷서비스는 더욱 다양해진다. 전송용량도 갈수록 커진다. 통신 장애가 앞으로 더 자주, 더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이웃나라도 사정이 비슷한 듯하다. 아예 일본 이통사업자 KDDI는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극소수의 이용자의 트래픽을 10월부터 제한하기로 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이동통신망 설비와 운영에 정말 문제가 없는지 사업자와 정책 당국 모두 집중 점검할 때다. 문제가 발견된다면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 사업자들이 트래픽 증가 예상에 맞게 적절히 대응했다는 판단이 선다면 KDDI와 같은 2차 조치도 강구할 만하다. 이동통신망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