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매각 무산…또다시 표류

 우리금융 매각이 또 무산됐다. 사모펀드(PEF)에 대한 비판 여론과 글로벌 주가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총선·대선 등 선거일정으로 미뤄볼 때 다음 정부에서나 매각이 재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금보험공사는 17일 MBK파트너스와 새마을금고연합회 컨소시엄 한 곳만 우리금융지주 매각 관련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입찰참가의향서(LOI)를 냈던 MBK파트너스·티스톤파트너스·보고펀드 가운데 새마을금고연합회를 전략적투자자(SI)로 내세운 MBK파트너스를 제외한 두 곳은 응찰을 포기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는 19일 오후 1시 회의를 열어 최종입찰 진행여부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소 두 곳 이상이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해야 유효경쟁이 성립된다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함에 따라 우리금융 매각은 불발됐다.

 티스톤파트너스는 포기 이유로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으로 인한 우리금융 주가 하락으로 매각 논란이 일어서”라고 밝혔다. 티스톤은 7 대 3의 비율로 국외 자본보다 국내 자본을 더욱 많이 마련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국외 자금이 예상보다 높아 인수 허가를 받기 어렵다고 자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펀드 역시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자 응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매각 무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론스타가 고액배당을 단행하자 ‘먹튀’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금융당국도 사모펀드로의 매각에 부담을 가져왔다. 사모펀드의 성격상 5~10년 내에 재매각을 할 수밖에 없는데, 먹튀 논란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이어지면서 매각 무산은 예견된 결과”라며 “우리금융 매각은 사실상 다음 정부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 우리금융 매각 추진일지

 2010년 7월 30일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우리금융 매각방안 및 매각주관사 선정기준’ 의결

 2010년 10월 30일우리금융지주 매각 공고

 2010년 11월 26일우리금융 입찰참가의향서(LOI) 마감(우리금융지주 11곳, 경남은행 5곳, 광주은행 7곳 LOI 접수)

 2011년 5월 17일공자위, 매각 재추진 방안 의결

 2011년 5월 18일매각 공고

 2011년 6월 29일MBK파트너스·티스톤파트너스·보고펀드 LOI 제출

 2011년 8월 17일MBK파트너스만 예비입찰 참여, 매각 무산

박창규기자 k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