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초반의 한 미혼 직장 여성이 최근 증시 폭락 때 `풋옵션` 금융상품에 투자해 76.5배의 `초대박`을 터뜨린 사건으로 온오프라인이 떠들썩하다. 1700만원의 투자 원금이 나흘새 13억원이 된 것이다.
17일 증권업계 및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여의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모씨(31·가명)는 지난 3일 친분이 있는 한 경제일간지 기자 선배의 권유로 행사가격이 242인 코스피200지수 풋옵션을 1700만원어치 샀다.
김씨가 풋옵션을 매수한 날은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50포인트이상 급락해 지수가 5% 이상 내려간 상태였다. 그는 "폭락장에서는 풋옵션을 사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조언에 투자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풋옵션이란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프리미엄)를 사고파는 것이다. 따라서 주가가 떨어질수록 돈을 번다. 반대로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파는 것은 콜옵션이라고 한다. 물론 이는 주가가 급상승 때 큰 돈을 벌 수 있다. 해외 일부 헤지펀드들도 증시 하락 직전 풋옵션을 대량 매입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그러나 `레버리지`가 크기 때문에 개미들이 투자하기에 부적합한 투자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마디로 순식간에 권리가 휴지조각으로 될 가능성도 있는 고위험 상품인 셈이다.
김씨는 결국 풋옵션을 4거래일 보유한 후 코스피지수가 전저점을 갱신한 9일 매도했다. 1700만원을 투자해 김씨는 13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수익률로 계산하면 7650%에 달한다.
김 씨에게 풋옵션 투자를 권유한 선배인 모 경제지기자는 조언만 해주고 정작 본인은 주식을 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농담처럼 한 말인데 진짜 구입했다는 소리를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가 급락에 오히려 돈을 버는 상품은 풋옵션 뿐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인버스ETF와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피와 거꾸로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어 하락장에 오히려 강세다. 또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금에 투자하는 ETF상품의 수익률도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추격 매수는 지양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업계에서는 김씨처럼 큰 수익을 올리는 경우는 로또 맞는 것 만큼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일반인들이 선물옵션 투자에 손을 대는 것은 자칫 잘못하다 한순간에 파산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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