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포커스]바이오리파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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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용 중인 제품의 상당수는 원유를 기반으로 한다. 각종 연료는 물론 플라스틱과 고무 등 수많은 제품의 출발점은 원유다. 하지만 원유는 무한하지 않다. 여기에 원유 사용에 따른 환경 문제까지 부각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대체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생물자원인 바이오매스다. 또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화학물질들을 생산하는 바이오리파이너리(biorefinery 생물활용 정제) 기술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바이오리파이너리는 기존 산업 체계에서 석유가 담당했던 역할을 재생가능한 자원인 바이오매스로 대체하는 개념이다. 오일리파이너리(석유정제)를 통해 휘발유나 경유 같은 화학제품을 생산하듯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 등과 같은 연료와 각종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바이오매스는 전제조건=바이오리파이너리에 투입되는 연료는 바이오매스다. 바이오매스는 광합성에 의해 빛에너지가 화학에너지로 축적된 생물자원이다. 제1세대 바이오매스는 전분, 설탕 등이 있으며 나무, 풀 성분인 리그노셀룰로오스 등은 2세대로 불린다. 해양 생물과 관련된 해양 바이오매스 등은 3세대 바이오매스에 분류된다. 3세대 바이오매스는 경제성이 높아지면서 실용화가 멀지않은 자원으로 주목받는다.

 지구상에는 매년 1700억톤에 이르는 엄청난 바이오매스가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매스가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원료로 부상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바이오리파이너리, 미래 유화산업=바이오매스를 확보했다면 이를 우리가 원하는 물질로 전환하는 작업이 남는다. 문제는 자연계의 미생물들은 우리가 원하는 물질들을 전환하는 데 따른 효율이 낮다는 데 있다. 바이오매스가 원유와 비교해 가지는 단점이다.

 따라서 유전자를 조작해 미생물이 에너지를 단순히 증식 등에 쓰지 않고 화학원료·바이오연료 등 우리가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는 데 사용토록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많은 과학자가 해조류나 비식용 생물자원 등 바이오매스 원료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물질을 효율적으로 생산키 위한 기술을 연구 중이다. 기업들도 다투어 기술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영국 BP는 미국 버클리대학에 5000억원을 투자하고, 미국 엑손은 신세틱지노믹스라는 벤처회사에 6000억원을 투자했다. 미국에서는 솔라자임, 아미리스, 지보 등 바이오리파이너리 관련 벤처회사들이 상장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대부분 시행착오 과정을 반복하며 적합한 생산방법을 찾는 방식에 머물고 있다.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대사공학이 핵심=최근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국내 연구진에 찾아내 주목받고 있다.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특훈교수팀이 대사공학으로 바이오매스로부터 화학물질과 제품을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법을 발견했다. 대사공학은 대사조절을 통해 고효율 미생물 균주의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 교수팀은 대사공학에 시스템생물학·합성생물학·진화공학 등을 융합, ‘시스템 대사공학’이라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시스템 대사공학은 세포 속 모든 유전자·단백질 등의 종합 정보와 가상세포 시뮬레이션 결과 등을 바탕으로 세포의 생리 상태를 다각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활용해 바이오매스의 맞춤형 대사 조절을 시도한다. 원하는 화학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바이오매스의 대사를 조절할 수 있다.

 이상엽 교수는 “시스템 대사공학으로 미생물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미생물을 게놈 수준에서 관찰·조작하기 때문에 미생물에서 원하는 기능을 유도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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