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56> 대륙

 인터넷에서 중국을 일컫는 말.

 품사는 명사지만, ‘현대 중국적인 것’을 일컫는 형용사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주로 ‘대륙의 ~’이라는 식으로 쓰인다.

 어디에나 있는 일상적 현상이나 사물도 중국에선 특별한 모습,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다. 다른 나라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스케일로 나타나 세계인의 놀라움을 산다. 평범한 짐꾼도 자전거에 자기 몸 10배 부피의 짐을 싣고 유유히 다니고, 드넓은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은 4개 차로에서 동시에 유턴을 시도한다.

 이른바 대륙의 퀵 서비스, 대륙의 유턴이다. 수백 대의 PC가 빽빽이 놓인 ‘대륙의 PC방’을 보면 우리 내수 시장의 초라함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최대의 인구와 넓은 영토에서 뿜어져 나오는 웅혼한 기상, 경이적 속도의 경제 발전에 따른 급격한 사회 변화 등이 결합돼 다른 곳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거대한 스케일의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압도된 네티즌들이 경탄과 경외를 담아 중국을 부르는 표현이 바로 ‘대륙’이다. 백가쟁명 사상가와 강호의 무림고수가 경합하던 과거 중국의 위상을 추억하며 붙인 이름이다. 네티즌들은 각종 ‘대륙의 ~’ 시리즈를 퍼나르며 중국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다.

 인류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중국은 세계 문명의 중심이었다. 그리고 잠시 움츠렸던 근현대사의 짧은 시기를 지나 이제 다시 세계의 지배자로 나서고 있다. 경제력과 군사력은 많이 발전했지만, 문화의 힘은 아직 세계 중심이라 하긴 이르다. 하지만 적어도 인터넷에서 중국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특유의 문화로 이미 ‘대륙’의 지위를 회복했다.

 물론 이러한 모습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급격한 경제 성장을 경험하는 국가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대부분 ‘대륙’ 사진들의 진위 여부도 불명확하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자.

 

 * 생활 속 한마디

 A: 750명의 소녀로 구성된 초대형 걸그룹을 중국에 데뷔시킬 예정입니다.

 B: 과연 대륙의 기상이 느껴지는 사업계획입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