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집게 도사` 아니라면 적립식펀드가 유리

"요즘처럼 변동성 심할 때는 특히 적립식을 권한다"

"미래 주가지수를 100% 맞힐 수 없는 한 펀드는 거치식보다 적립식으로 가입하는 것이 낫다"

요즘처럼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 주가지수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시장이 장기침체의 늪에 빠질지, 개선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의 신(神)이 아니라면 `분할매수(주식을 나눠서 사는 방법)`가 최상의 투자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론적으로는 거치식이 유리할 수 있다. 특히 투자 시기에 따라 적립식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10월 액티브(Active) 국내 주식펀드에 가입했다면 전날까지 거치식은 평균 28.53%, 적립식은 11.97%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FnSpectrum)가 23일 추산했다.

일례로 `마이트리플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_ClassA`에 2008년 10월1일 목돈 1천50만원을 넣어두고 이달 1일까지 기다렸다면 예상 수익은 2천467만원(134.05%)에 달한다.

동일 상품에 같은 기간 매달 30만원씩 냈다면, 원금 1천50만원은 1천508만원(수익률 43.70%)으로 불어나겠지만, 거치식과 비교하면 수익이 1천만원 가량 모자란다.

이런 사례는 매우 드물다. 주가지수가 바닥 수준에 와 있을 때 들어가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익률 경쟁에서 대체로 거치식이 적립식에 밀린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2,000선을 돌파한 2007년 11월1일에 액티브 국내 주식펀드에 가입했다면 전날까지 적립식은 평균 10.68% 수익을 거뒀을 것이고, 거치식은 원금을 12.04%나 까먹었을 것이다.

이를테면 `삼성밸류라이프플랜증권전환형투자신탁 1[주식]`에 1천50만원을 투자했을 때 적립식은 1천306만원(24.39%), 거치식은 967만원(-7.86%)을 각각 돌려받는 것으로 집계된다.

단기 저점에서는 거치식이, 고점에선 적립식이 높은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도 적립식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어서 결국 `어떤 상황에서든 적립식이 좋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변동성이 심할 때는 적립식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신흥시장에서 1987년부터 20년 동안 펀드를 운용해 무려 36,000% 수익률을 기록한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의 견해도 같다.

모비우스 회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점과 최고점을 맞힐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한꺼번에 목돈을 집어넣지 않고 분할매수하면 지수 등락에 관계없이 적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