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오늘은 학교 밖 체험활동을 하기로 했지요? 공원의 풀밭과 나무 근처에서 흙과 풀잎, 작은 풀벌레를 채취해서 병에 담도록 해요. 조별로 함께 움직이고, 수첩에 언제 어느 지점에서 채취했는지, 풀벌레의 모양은 어떤지 간단히 적고 그려 보세요. 채취하는 사람과 적는 사람을 구분해야 시간 내에 할 수 있어요. 30분 동안 활동한 후 이 자리에 다시 모입시다.”
8월 말 한강둔치공원에 모인 근처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조별로 체험활동에 나섰다. 가조에서는 수빈이가 풀이 자란 흙을 팠고, 찬휘는 근처에서 메뚜기를 잡았고, 민성이는 작은 돌을 주워 왔다. 제일 꼼꼼한 정연이가 수첩에 기록했다. 가조는 시간 안에 마치고 모이는 자리에 돌아왔지만, 나조는 서로 수첩에 적는 걸 맡겠다고 실랑이를 하다가 30분 만에 다 마치지 못하고 허둥지둥 돌아왔다. 다조는 제일 먼저 와서 선생님께 자기들이 잡은 풀벌레와 흙을 보여드리며 자랑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물었다. “오늘 창의체험활동 흥미로웠나요?” 아이들은 다 같이 큰 소리로 답했다. “네~, 매일 창의체험활동만 했으면 좋겠어요~.”
사람은 체험을 통해 배운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수업 시간에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것, 실험실에서 실습을 통해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의성을 키우려면 교실 밖에서의 체험이 꼭 필요하다. 아이들이 창의체험활동을 좋아하는 것은 그 속에 숨쉬는 생동감 때문이다. 살아 있는 교육, 그것이 창의성을 샘솟게 한다.
창의체험활동이란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활동만이 아닌 학교 안팎의 다양한 장소와 주말과 방학 등 다양한 시간을 활용해 이뤄지는 교과활동 외의 모든 활동을 말한다. 교과활동과 더불어 창의성과 인성 함양을 위한 핵심 활동이다.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으로 구분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학교현장에서 필요한 창의체험활동을 위한 창의 인성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교사, 학생, 학무모와 함께 만드는 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이 바로 ‘창의·인성교육넷(www.crezone.net)’이다.
창의·인성교육넷은 교과활동에서 창의·인성교육을 지원한다. 교사는 창의·인성교육넷에서 제공하는 연수와 워크숍에서 수업모델과 수업지도안 개발에 참여해 창의·인성교육을 위한 교과활동 전문성을 높인다. 교육과정에서 창의·인성교육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교육과정과 교과 분석, 수업모델 및 수업방법, 평가방법 등을 연구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창의·인성교육이 자리잡도록 연구결과를 창의·인성교육넷에서 공유한다.
◇창의체험자원지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소개=또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창의체험자원지도(CRM:Creative activity Resource Map)를 지원한다. 창의체험자원지도란 우리 주변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시설, 전문가를 총망라해 학교와 학부모, 학생들이 창의적 체험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모아놓은 지도를 말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도록 이끄는 교육과정이다. 학교가 기업, 단체 등이 가진 자원과 지역의 습지, 갯벌, 강, 하천, 문화유적지 등을 창의적 체험활동의 교실로 활용할 수 있다. 2009개정교육과정은 체험 위주의 활동을 강조하기 위해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을 통합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도입, 실질적인 체험 위주의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창의·인성교육넷에 탑재된 창의체험자원지도에는 전국 9000여곳의 학교 밖 교실 정보가 모여 있다. 지도는 지역별, 영역별, 대상별, 날짜별, 과목별로 나눠져 있다. 자신이 원하는 조건의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검색할 수 있다. 대상은 유·초·중·고등학생으로 나눠져 있다. 영역은 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으로 나눠져 있다.
학생들은 창의체험자원지도를 활용해 창의적 체험활동을 한 후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 ‘에듀팟(www.edupot.go.kr)’을 통해 스스로 자신의 체험활동 이력을 관리할 수 있다.
창의·인성교육은 학생들이 즐겁게 참여해 창의성과 인성을 함양할 수 있는 체험 위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것을 실질적으로 지원한다. △다양한 체험 위주의 자원 및 프로그램 제공 △프로그램 운영 지원을 위한 재능 기부와 이를 통한 교육 기부 활성화 지원 △단위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지원할 지원체계 구축 등이 그것이다.
또 창의·인성교육넷은 교원들의 창의·인성 교육 연수를 지원한다. 수업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 활성화를 위해서다. 각 분야에서 컨설턴트단 양성, 연구회를 통한 전문성 신장, 현장포럼 등을 통한 지원 등이다.
이와 함께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도 제공한다. 창의·인성교육을 위해 자신의 역량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지식의 창출·활용과 타인과의 협력을 통한 창의·인성교육을 실현하게 하기 위해서다.
◇학교현장에서 활용할 풍성한 자료 제공=창의·인성교육넷의 메뉴는 △교과활동(창의·인성교육, 연구 및 전문자료) △창의적 체험활동(창의체험자원지도, 자원, 프로그램, 주제,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기부(교육기부참여신청, 교육기부 기관 인증제 등) △커뮤니티(참체공유실, 참체모임, 교과연구회) △사이트 안내(CRM 이용방법 등)로 구성된다.
창의·인성교육넷이 교사와 학생 및 학부모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맞는 매뉴얼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교과활동 메뉴에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교육과정, 지도안,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구체적이고 우수한 현장의 교육과정 내용, 연구·개발된 수업방법 및 모델을 바탕으로 교과별·단원별·차시별 구분 등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활용가치가 높은 자료를 제공한다.
창의·인성교육넷은 창의성 배양과 발휘를 촉진하는 인성과 사회문화적 가치와 풍토를 조성함으로써 도덕적 판단력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창의·인성교육넷은 어디까지나 교육을 위한 디딤돌이다. 실제 교육은 현장에서 이뤄진다.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부모의 만남 속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창의·인성교육이 탁월한 2010학년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를 선정, 발표했다. 초등학교 50곳, 중학교 30곳, 고등학교 20곳이 선정됐는데, 그 가운데 수준별 맞춤교육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펼친 충남 부여중학교는 55개 동아리를 중심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또 학생들을 공부가 뒤처진 학생, 기초와 기본이 있는 학생, 상위 수준에 있는 학생의 3개 수준으로 나눠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다. 학습 부진과 결손을 줄임으로써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해병대 캠프활동 등을 통한 공동체 의식 함양, 학부모 봉사단과 함께하는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을 통해 올바른 인성을 키우고 있다.
이 학교 최창석 교장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능동적 교육활동 참여가 조화를 이뤄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공동기획:한국과학창의재단·전자신문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