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지각변동…주가 이미 움직였다

글로벌 IT(전기전자) 업계의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국내 IT업체의 주가도 재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구글은 지난 15일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고, 세계 1위 PC업체인 휴렛 패커드(HP)는 18일 PC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IT업계의 무게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겨가면서 하드웨어가 주력 상품인 국내 IT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와 반도체값 하락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IT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오전 10시23분 현재 7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1일 87만원보다 18.39% 하락한 가격이다.

같은 기간 하이닉스는 2만5천550원에서 1만6천350원으로 36.01%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는 2만8천400원에서 1만9천150원으로 32.57%, LG전자는 8만900원에서 5만5천500원으로 31.40%의 하락률을 각각 나타냈다.

반면, 소프트웨어 업체의 주가는 눈에 띄게 올랐다.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글과컴퓨터는 이달 1일 6천80원에서 이 시각 현재 7천700원까지 26.64% 올랐다. 안철수연구소는 같은 기간 2만5천900원에서 3만6천950원으로 42.66% 급등했다.

HMC투자증권 노근창ㆍ김상표 애널리스트는 "IT산업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들은 "산업 패러다임은 단순한 하드웨어 경쟁에서 애플리케이션과 운영체제(OS)가 결합한 경쟁으로 변하고 있다. 국내 IT기업의 체질 개선이 확인될 때까지 주가 재평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애플 위주의 산업 구도 재편은 한국 전자부품 산업에 중장기적으로 위험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어 "애플은 휴대전화 1위 업체(노키아)와 PC 1위 업체(HP)를 침몰시켰다. 애플이 IT 완제품 시장을 주도한다면 부품 업체들은 주요 거래선이 위축되고, 공격적으로 부품 가격을 낮추게 돼 수익성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백종석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산업의 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국 휴대전화 업체들은 OS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라는 시급한 과제가 늘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업체는 여전히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동양종금증권 박현 애널리스트는 "D램과 낸드플래시 경기는 각각 3분기, 4분기를 저점으로 상승 반전이 가능하다. 상승 강도는 경기 회복 수준에 달렸지만 실적 모멘텀은 기대할만하다. 삼성전자는 3분기를 저점으로 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LIG투자증권 역시 4분기 메모리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3분기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 저점이 될 것이라며 `매수`를 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