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김쌍수 사장 29일 퇴임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후임 사장 인선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한전은 사임하는 김 사장을 대신해 김우겸 부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2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김 사장은 청와대와 지경부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29일 공식 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오는 26일 3년 임기가 만료되지만 후임 사장이 결정되지 않으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리를 지킬 것으로 한전 측은 내다봤다. 특히 지난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의가 다음 달로 연기됨에 따라 유력한 후보인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에 대한 검증작업이 늦춰져 김 사장 업무일정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한전은 24일 계획했던 주주총회도 연기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력업계는 김 사장의 사의표명을 놓고 불편한 심기의 ‘항변’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2008년 취임 당시부터 전기요금 현실화와 연료비 연동제 등을 주장했지만 정부로부터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최근 소액주주로부터 소송을 당해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 소액주주 14명은 지난 2일 저렴한 전기요금 정책으로 인해 한전이 2조80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김 사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최악의 경우 수억원대의 변호사 선임 비용 및 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전 관계자는 “김 사장은 이번 소송을 당하면서 크게 진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후임 사장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피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오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3년 업무기간 소회와 사의 표명 배경에 관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