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선 IT코리아] `인재 · 자본 · 수익모델` 3박자 갖춘 게임산업서 배우자

한국에도 잘 나가는 소프트웨어(SW) 기업이 있다. 바로 온라인 게임 분야다.

 게임이 콘텐츠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복잡한 SW 플랫폼이나 엔진을 활용해 개발되는 구조는 웬만한 SW와 엇비슷하다.

 NHN·넥슨·엔씨소프트·네오위즈게임즈·CJ E&M 넷마블 등 이른바 온라인게임 업계 빅5의 지난해 매출은 3조원을 돌파했다. 수출액도 1조5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됐다. 연간 수출액 1000억원을 넘기 힘든 일반 SW산업과는 천양지차다.

 과연 어디에서 차이가 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인력 △자본 △비즈니스 모델 등 3가지 요소 유무에서 갈린다고 분석한다.

 우선 온라인게임업계는 세계 최초로 온라인게임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시켰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EA·액티비전 등 해외 PC 패키지 게임업체들이 주도한 세계 시장 흐름은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온라인게임 위주로 재편됐다.

 성공모델이 나오자 인재와 돈이 몰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지금 일반 SW업계 개발자들은 이른바 ‘3D 업종’이라며 기피현상이 뚜렷하다. 주요 대학 SW학과는 신입생 정원을 채우기도 힘들 정도다.

 반면, 게임업계에는 명문대 출신 행렬이 이어진다. 콘텐츠진흥원 산하 게임아카데미에서도 우리나라 영화인의 산실 영화아카데미를 역할 모델로 인재를 꾸준히 배출 중이다.

 자본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박 신화가 이어지면서 벤처캐피털, 엔젤 투자자 등이 미래 가치를 보고 게임벤처에 투자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개발비가 10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게임’도 나오고 있다.

 임춘성 연세대 교수는 “게임이나 SW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얼마나 시장과 고객지향적인 서비스를 개발했느냐와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를 갖고 있느냐에서 갈리는 것 같다”며 “지금 SW산업 육성을 위해 인재 양성이 부각되지만, 단순한 SW공학도를 더 많이 배출하는 것보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창의적이고 융합사고가 가능한 리더급 인재를 적더라도 키워내는 등 인재 육성책에서도 패러다임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