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로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코스닥 입성을 원안대로 추진하는 ‘강골’ 부품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실적을 바탕으로 상장 이후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고, 인력 확충으로 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 커넥터 전문기업 씨엔플러스는 10월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다. 지난 6월 코스닥 상장심사를 통과한 이 업체는 지난달 공모시장 침체로 수요예측 단계에서 상장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최근 증시 상황이 7월보다 더욱 악화됐지만 씨엔플러스는 상장을 더 이상 늦추지 않기로 했다. 공모 물량도 당초 계획대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공모시장 침체로 기업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기 힘들지만, 인력 채용 및 고객사 확보 측면에서는 상장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상장 추진에 힘을 실어줬다.
소재전문 기업 코이즈도 이달 중 상장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10월쯤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 업체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사업 구조 전환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코이즈는 최근 양면 패턴 도광판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노트북PC용 LCD에 이어 모니터·소형TV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추가 설비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반면 기존 핵심 사업 중 하나인 LCD용 보호필름은 대체 기술 개발로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휴대폰 및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전문기업 엠씨넥스는 최근 코스닥 상장심사 청구서를 제출했으며, 10월 중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동종업계의 밸류에이션이 저평가 돼 있고 대외 악재까지 겹친 상황을 감안하면 예상밖의 결정이란 게 시장 평가다. 그러나 엠씨넥스는 당초 계획보다 공모 물량을 낮춰 자금 조달 규모를 줄이는 대신 올해 실적으로 회사 가치를 다시 평가받겠다는 계산이다. 올해 2000억원대 중반의 매출이 예상되는 엠씨넥스는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중견기업으로 안착할 계획이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은 “IPO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당장은 조금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회사 성장을 위해 상장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고 판단했다”면서 “엠씨넥스는 여러 해외 고객사와 거래하고 있는데, 코스닥 상장은 회사 신뢰성을 한 단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