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여성은 유연하고 능력이 있는 만큼 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이겨야 한다며 여성 임원들에게 사장까지 해 역량을 마음껏 펼치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의 발언은 앞으로 삼성 내 여성 임원 비중 확대는 물론이고 조만간 여성 사장 배출 가능성도 내비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회장은 2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으로 출근해 그룹 내 여성 임원들과 오찬을 갖고 여성 임원들에게 경영의 리더로 성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이 회장은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좋은 경영진으로 성장해 달라”며 “여성 임원들이 사장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장이 돼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말도 덧붙여 연말 인사에서 첫 여성 사장 발탁 기대감도 높였다.
그룹 관계자도 “현재 부장급 여성 간부사원이 상당히 많아, 올해 연말 인사나 내년까지 여성들이 임원으로 상당히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회장께서 평소에 여성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면 자전거 두 바퀴 중 하나의 바람을 빼고 가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다”며 “이날 오찬도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오찬에는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 삼성전자 심수옥 전무, 이영희 전무, 조은정 상무, 김유미 삼성SDI 전무, 윤심 삼성SDS 상무, 이재경 삼성증권 상무 등 그룹내 여성 임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겸 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