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52%, 등록금 마련 위해 알바...정치권 인하논의 공염불되나

반값 등록금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대학생들이 느끼는 학비 부담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이 24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5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학기에 대학을 휴학하려는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등록금을 그 이유로 꼽았으며, 2학기 등록을 예정 중인 대학생의 52%가 학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몬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대학생 중 올 2학기에 등록을 예정 중인 대학생은 75.6%로 나타났다. ‘2학기에 등록하지 않겠다’고 응답한대학생은 모두 24.4%로 약 4분의 1에 달했다. 2학기에는 등록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응답은 여학생(22.8%)보다는 남학생(25.9%)에게서 많았다. 학년별로는 2학기 등록 보류가 1학년에게서는 17.0%에 불과했으나 2학년과 3학년은 각 21% 수준, 4학년은 1학년 응답 비중의 2배에 달하는 32.5%로 나타나는 등 학년이 높아질수록 비중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대학생들이 2학기를 등록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에는 ‘학비 부담’이 꼽혔는데 그 비중이 무려 54.8%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2위를 차지한 ‘취업 준비를 위한 휴학’은 15.6%에 그쳐 1위 응답과 현격한 격차를 보였다. 이어 ‘졸업 시기를 뒤로 미루기 위해 휴학을 고려 중’이라는 응답도 10.4%에 이르며 학비 부담에 이은 취업 부담도 대학생들이 2학기 등록을 미루는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

이처럼 많은 대학생들이 학비 부담을 호소하는 가운데 2학기 등록이 열흘에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2학기 등록 예정인 대학생들 가운데 ‘등록금이 전액 마련됐다(50.1%)’는 응답은 절반 가량에 그쳤다. 2학기 등록 예정 대학생의 30.1%는 ‘일부는 이미 마련했으나, 나머지를 아직 마련 중’이라고 밝혔고, ‘아직 마련되지 않았으며 등록 기한 전에는 마련될 것’이라는 응답도 12.9%로 나타났다. ‘기한 내에 다 마련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는 응답도 6.9%에 달했다.

등록금을 마련한 방법(*복수 응답)을 살펴보면 역시 ‘부모님 지원’이 53.7%로 가장 많은 비중을 보였다. 하지만 스스로 등록금 마련에 나선 대학생들도 상당수를 차지해 51.8%의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등록금을 전액 마련하거나 일부 보탰다’고 응답했으며, ‘장학금’을 통해 마련했다는 응답도 31.3%를 차지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빚을 지는 대학생도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즉 응답 대학생의 28.2%가 ‘학자금 마련’을, 또 3.8%는 ‘일반 대출’을 이용해 2학기 등록금을 마련했다고 밝혔으며, ‘지인에게 빌렸다’는 응답도 2.1%를 차지했다.

한편 현행 등록금 액수에 대해, ‘적정한 수준’이라 생각하는 대학생들은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비싸다’는 의견이 90.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이유(*복수 응답)에 대해 응답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등록금이 모두 내 학비로 쓰이는 게 아닌 것 같아서(53.2%)’라는 불신을 표시했다. 또 ‘강의실, 기자재 등 열악한 교육환경(45.3%)’, ‘그다지 훌륭하지 않은 강의 수준(44.4%)’ 등 대학의 교육 서비스 자체에 대한 불만도 등록금을 비싸게 느끼는 원인으로 꼽혔다. 그 외 ‘대학에서 얻을 것이라곤 간판에 불과한 학력 한 줄이라서(35.6%)’, ‘학생 및 학부모의 의사가 배제된 채 진행되는 등록금 액수 결정과정(30.7%)’ 때문에 학비가 비싸게 느껴진다는 응답도 이어졌다.

실제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한 학기 적정 등록금 액수(*직접 기재)는 182.4만원으로, 2011년 사립대 연간 평균 등록금 액수 767.7만원의 4분의 1수준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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