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엔캐리트레이드가 위축될지 관심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으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엔캐리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자금을 빌려 고금리 국가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거래를 말한다.
엔캐리트레이드 투자가 줄어들면 국내 주식이나 채권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장이 거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오전 11시 30분 현재 뉴욕시장 종가 대비 0.10엔 상승한 76.75엔이다.
일본 등급 하향 직후 76.78엔까지 올랐던 달러ㆍ엔 환율은 보합권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폭을 늘리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 개장 전에 무디스는 일본의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으로 한 단계 내렸다. 막대한 재정 적자와 금융위기 이후 쌓인 정부 채무가 등급 하향의 이유였다.
이 때문에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던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엔캐리트레이드의 위축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엔캐리트레이드가 달러캐리트레이드보다 투자 유인이 높다. 엔화를 빌리는 비용이 더 싸기 때문이다. 3개월물 달러리보 금리는 0.312%이지만, 엔리보 금리는 0.192%에 불과하다.
그러나 엔화 환율이 오르더라도 절대 가치가 너무 높은 수준이어서 엔캐리트레이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은 "신용등급 강등 이후 환율이나 국제단기자금 시장을 보면 엔화가치가 절하되고 있다. 절하 현상이 본격화하면 엔캐리트레이드가 위축될 수 있지만 높은 엔화 가치를 고려하면 그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따라서 엔캐리트레이드를 급격하게 청산함으로써 세계 주식ㆍ채권가격이 급락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무디스의 조치로 안전자산으로서 엔화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엔화 가치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 소폭 내린 것을 두고 절하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이 이뤄지더라도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일본계 자금 비중이 매우 낮아 악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 주식 5조8천억원, 채권 7천800억원을 보유 중이다. 외국인 보유분 중 일본 비중이 주식 1.8%, 채권 0.9%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