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심부지열발전 사업 “쉽지 않네”

 제주도 심부지열발전 사업 진행이 더뎌지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동서발전·이노지오테크놀로지·휴스콘건설이 공동 수행 중인 5㎿급 심부지열발전소 건설 사업이 투자유치에 난항을 겪으면서 사업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도 등 4개 기관은 지난해 5월 ‘지열에너지 개발·보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2015년 5㎿ 규모의 지열발전소를 건설·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2010년 사업부지 조사·선정 및 인허가를 거쳐 올 상반기 시추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부지 선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업체들은 사업 지연이 직간접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심부지열 지원과 관련한 원법·제도가 없고 경제성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어 투자 유치는 물론이고 직접 투자도 힘들다는 지적이다.

 심부지열은 법적으로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분류돼 있지 않기 때문에, 내년 시행되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적용 여부가 불확실하다. 다른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 리스크가 크지만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지원책도 없는 상태다. 심부지열발전 비용은 비화산지대를 기준으로 ㎾당 3500~4500달러가 들며 초기 탐사·시추에 약 70%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내년 초 개정이 예상되는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원 범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심부지열발전이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포항에서 정부과제로 진행되고 있는 ‘㎿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을 통한 성공사례 확보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 밖에도 활발히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만들고 지열을 자원으로 인정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부지열발전=지하 4~5㎞를 시추해 지열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계절·날씨에 관계없이 연중 전력 생산이 가능하며 일정한 온도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