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사임, 특허 전쟁 변화 불가피

 애플은 안드로이드폰 업체들을 특허 소송으로 압박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의 소송은 전면전에 가깝다. 양사는 9개국 12개 법원에서 19건의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스티브 잡스의 사임은 전쟁의 새로운 변수다.

 잡스가 이사회 의장을 유지하며 애플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폰 진영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티브 잡스의 사임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내부 동요를 팀 쿡을 비롯한 경영진이 잘 수습하지 못하면 특허 이슈가 뒤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룸버그는 “잡스의 창의력과 아이디어는 애플의 주요 동력이다”라며 “그의 부재는 한국 기업들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직설적인 스티브 잡스와 달리 차분하고 이성적이라고 알려진 팀 쿡의 성향도 긍정적 요소다. 다만 팀 쿡이 특허 전쟁의 정책을 결정해왔다는 일부 외신의 보도는 오히려 감정적 대응이 아닌 보다 끈질긴 전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게 만든다.

 25일 내려진 네덜란드 법원의 삼성 일부 승소 판결도 안드로이드폰 진영에 고무적이다. 애플은 삼성을 상대로 끈질기게 주장해왔던 제품 디자인 관련 소송이 모두 인정되지 않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로이터는 증권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삼성은 네덜란드 법원에서 부분적 승리를 거두며 이미 점수를 올렸고 스티브 잡스의 사퇴로 다시 이득을 얻었다”며 “스티브 잡스 사퇴 이후 애플은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