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핵심 기반시설로 주목됐던 판교 반도체회관 설립이 무산될 위기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판교 아이리버 부지를 인수해 회관 설립을 추진했으나 경기도로부터 사업승인이 불허됐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회관을 설립하고 일부층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에 임대할 계획이었다. 지식경제부와 ETRI, 협회는 초기 팹리스 지원 등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추진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지난 6월 교환한 바 있다.
현재 상암 DMC에 입주해있는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는 초기 팹리스 진흥이라는 목적에 따라 교육시설과 중소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설계실, 실험실 등을 갖췄다. 초기 기업 요람인 창업보육센터도 있다. 창업보육센터에는 현재 17개 반도체 관련 기업이 입주해있다.
협회는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를 회관 내에 유치해 초기 팹리스 육성을 지원하는 한편 판교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인력공급도 이곳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판교 부지에 걸린 조건이 문제가 됐다. 아이리버가 분양을 받았던 부지는 일반연구용지로 임대계획이 없던 부지다. 경기도는 임대계획이 없던 지역 임대를 허가해주면 임대가 가능한 연구지원용지가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협회는 공공기관 임대 확약서를 제출했다. 수익사업을 하지 않고 반도체회관 성격에 맞는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에만 임대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끝내 도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판교 반도체회관 건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식경제부는 반도체산업 육성전략 중 하나로 판교와 충북테크노파크를 잇는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전문인력 양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클러스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 하이닉스, 동부하이텍 등 관련 대기업 연계성, 수도권 접근성 등을 감안했을 때 판교와 충북은 반도체 클러스터로 최적지다. 반도체회관과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는 기업지원과 인력양성 역할을 할 수 있어 클러스터 핵심 기반시설이다.
경기도 측은 “회관의 중요성과 의미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임대를 허가해줄 경우 향후 임대시장 교란 가능성이 있고 반대 측 민원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판교 반도체회관 설립이 계획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를 대신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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