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공이 어느 날 공자에게 “자장과 자하 중 누가 현명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미치지 못 한다”고 답했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자장이 나은 것입니까?” 공자는 다시 답하길 “지나침은 못 미침과 같다”고 했다. 중용을 강조한 고사 성어 과유불급의 유래다.
최근 법원이 대중가요 가사에 ‘술’이 포함됐다고 해서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오래 전부터 소설, 드라마, 영화 등에서 작가가 술을 마시는 내용을 작품에 포함하는 방법으로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예술적 완성도를 높여왔다”며 “대중음악에서도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술’과 관련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는 측면에서도 허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음악 팬들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앞으로 여성가족부 심의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화콘텐츠 산업분야 규제 칼날은 잦은 논란 대상이었다. MB정부 들어 더욱 그랬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 게임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 도입이 그랬고 청소년이 게임 사이트에 가입하기 위해선 반드시 부모 동의를 거치도록 한 것도 연일 도마에 오르는 신세다.
정부의 과도한 음악·게임산업 규제는 사회 전반에 해당 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낳는다. 세계 곳곳에서 열광하는 우리나라의 게임과 음악이 정작 국내에서 도박이나 담배와 같은 취급을 받는 분위기에선 대를 이을 우수한 인재를 키울 수 없다.
요즘 재계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 생태계 조성이다. SW 생태계 조성이다, IT 생태계 조성이다 해서 떠들썩하다. 생태계 핵심 요건은 자연스럽게 창의적 인재가 모이고 키워지는 환경 마련이다.
정부의 무지막지한 규제의 칼날은 산업 생태계를 망치기 쉽다. 작금의 정부 규제는 나가도 너무 나갔다. 오죽하면 가장 보수적이라는 법원이 정부의 입장에 반하는 판결을 내렸을까. 과유불급이다.
최지호 편집1팀장 jho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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