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은 국경을 넘어 연결된 컴퓨터와 데이터센터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인터넷과 같습니다. 개방된 인터넷 환경 역할이 핵심적입니다.”
에란 파이겐바움 구글 엔터프라이즈 보안 총괄 디렉터는 영상 인터뷰에서 “향후 5년 간 컴퓨팅 혁신은 주로 클라우드 분야에서 일어날 것”이라며 “열린 인터넷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한 경제 성장과 소비자 만족, 혁신 기반”이라고 말했다.
국경의 제약을 뛰어넘을 때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 잠재력이 극대화된다는 설명이다. 웹 관련 표준을 준수하고 자유로운 데이터 이동을 장려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파이겐바움 디렉터는 “자기 집 침대 밑이 아니라 은행에 돈을 보관하면 더 안전하고 경제도 발전한다”며 “클라우드 컴퓨팅은 보다 안전하고 생산적인 작업을 위한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데이터를 잃어버리거나 외부 위협에 노출된 기기에 보관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같은 환경에서 같은 작업할 수 있다는 것.
쓴 만큼 요금을 내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신생 기업의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 전반적 경제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구글은 사용자의 모든 데이터를 작은 조각으로 나눠 여러 개의 서버, 여러 곳의 데이터센터에 분산 저장한다”며 “어느 한 서버나 데이터센터가 장애를 일으켜도 데이터를 잃거나 서비스가 중지될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250명 이상의 보안 전문 인력이 안정적 서비스와 데이터 보호 작업을 담당한다.
파이겐바움 디렉터는 “구글은 구글이 사용자의 어떤 데이터를 알고 있는가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사용자가 언제든 자신의 데이터를 가지고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개방적 인터넷 환경에 관심이 높다.
정부는 웹 기반 모바일 OS 개발 계획을 밝혔고 삼성전자는 구글 크롬 OS를 채택한 클라우드 기반 컴퓨터 ‘크롬북’을 국내에 출시했다. 모두 웹 기반 개방적 환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도 개방적 환경에 관심을 높였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 향후 자사 인터넷 서비스들과 밀접하게 연계된 스마트폰을 생산하리란 전망이다. 모든 데이터를 외부에 저장하고 스마트기기로 어디서나 동일한 서비스를 누리는 클라우드 환경을 지향한다.
단말기는 인터넷 접속기기 역할만 하고 핵심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클라우드 서비스 역량에서 갈린다. 하드웨어 경쟁이 무의미해지는 것. 어떤 기기에서건 모든 콘텐츠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웹 환경이 개방될수록 기회는 더 커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은 아직 개방과 거리가 멀다. 인터넷에서 금융과 보안, 동영상, 공공 기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아직도 대부분 액티브X를 사용해야 한다. 작년 말을 전후해 인터넷 익스플로어의 세계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반면에 우리나라에선 여전히 90% 이상을 굳게 지키고 있다. 크롬북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이 같은 국내 환경에 기인한다.
보안 위협이 큰 IE6도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다. 정부도 웹 환경 개선을 위해 액티브X 사용 축소와 IE6 퇴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홍진배 방통위 인터넷정책과장은 “캠페인을 시작한지 한달 정도 밖에 안 돼 아직 효과를 측정하긴 이르다”며 “주요 인터넷 기업과 협력해 인터넷 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