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출범한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11년차에 접어 들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앞만 보고 뛰었다면 올해부터는 우편사업 내실 성장과 우체국금융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둘 것입니다. 한국 우정이 대한민국을 하나로 연결하고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4월 12일 취임한 김명룡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장은 본지와 첫 인터뷰에서 이같이 운을 떼며 “우편 물량 정체 심화, 대외 금융 환경 불안 등 경영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조직·기능·사업 등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부 재정비로 고효율·저비용 조직을 실현, 모범적인 정부 기업 모델을 보여주고 산간벽지 등 모든 국민에게 금융·우편 등 언제 어디서나 보편적인 우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물론 4만5000명이 근무하는 생활 터전으로서 활기찬 직장 분위기도 조성하기로 했다.
-제 6기 우정사업본부장으로서 경영 비전은.
▲건전한 수익구조를 토대로 모든 국민에게 ‘감동의 우편 서비스, 행복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우선 우편물량 정체 등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로 우편사업 내실을 다지겠다. 수익기반 강화, 고객중심 서비스 강화, 시장보완 역할 확대 등으로 서민 생활금융 서비스에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한 폐전자제품 수거, 자동차번호판 배송 추진 등 국가 기본 인프라 역할을 보다 강화할 것이다.
- 우정사업본부 조직 문화에 어떤 변화가 있나.
▲우편사업을 오랜 기간 독점 운영하다 보니 우체국 직원들이 진부할 뿐만 아니라 변화에 소극적·폐쇄적이란 외부의 부정적 시각이 있다. 이를 바꾸는데 역점을 두겠다. 우체국장이 권위주의를 버리고 직원들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 지방우정청장을 비롯해 간부들도 현업에 자주 나가 현장의 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할 예정이다.
- 해외 우정기관은 적자구조인데 우정사업본부 흑자 비결은.
▲인터넷 등 대체통신으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일반 우편물은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다. 수요 급감으로 지난해 미국(9조5000억)·일본(1조5000억)·영국(5400억) 우정기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는 새 수익원을 발굴하고 등기·택배·국제특송(EMS) 등 전략상품을 집중 육성한 덕분에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전자우편 신규서비스, 상품안내서 우편배달 서비스 등 고객 요구에 맞게 서비스를 개선하고 지자체와 연계해 농어촌 지역 특산품 접수 등 새로운 수익원도 발굴하는 데 일조했다. 내부적으로 식스시그마 등 혁신경영 기법으로 예산을 절감해 흑자경영을 달성했다.
- 우체국금융 사업은 민간과 경쟁 관계 아닌가.
▲우체국금융은 전국 2800개 우체국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점포망이 부족한 지방은행 또는 시중은행과 업무제휴를 맺고 입·출금, 계좌조회, 대출접수 대행 등 민간 금융기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민간 금융기관 창구 역할을 대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민간 금융기관이 점포 설립을 기피하는 농어촌이나 도서벽지 주민 등을 비롯한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민간과 사업이 겹치지만, 경쟁이 아니라 오히려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보면 됩니다. 택배 사업도 마찬가지다.
- 우정IT 수출 지원 계획은.
▲우정사업본부는 웹 기반 우편물류 시스템(포스트넷) 구축, 인터넷 우체국 운영 등 우정 현대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외국 우정청과 우편사업자가 적지 않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외국 우정청과 만국우편연합 등 국제기구와 협력관계를 강화,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교량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지난해 국내 기업이 카자흐스탄에 우편물류시스템을 수출하기도 했다. 올해는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유럽·미국 지역은 물론 새로운 수출 가능 지역으로 부상한 말레이시아·인도·키르기스스탄·알제리 등을 대상으로 수출 지원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 취임한 지 4개월이 넘었다. 늦었지만 취임 소감은.
▲본부장에 취임하면서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다. 우정가족들의 아낌없는 노력으로 일군 우정사업 성과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 흑자경영과 고객만족도 1위란 눈부신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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