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전쟁] 삼성 `챗온`으로 무얼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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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시장은 뛰어난 하드웨어 기능만으로 승부를 걸기 힘들다. 이보다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얼마나 다양한지가 핵심 경쟁력이 됐다. 챗온 서비스도 ‘어떤 서비스로 단말기를 차별화할 것인가’라는 삼성전자의 장고 끝에 나왔다.

 이강민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전무는 챗온 출시 배경을 “삼성전자가 단말기를 공급하는 국가 중 무료 메시징 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사용자도 많다”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단말기 제조사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바다OS를 탑재한 ‘바다폰’과 피처폰부터 시작해 연내에 삼성전자에서 생산하는 단말기 대부분에는 챗온 서비스가 기본 탑재될 예정이다. 8유로에 무제한 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유럽 시장에서 블랙베리 단말기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블랙베리 메신저’나 애플이 아이메신저에서 노리는 것과 같이 강력한 고객 묶어두기 전략의 일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다폰에는 큰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카카오 측과 삼성전자 측의 서비스 출시 줄다리기가 길어지면서 “카카오톡이 안 돼 웨이브 스마트폰을 환불한 사람도 있다”고 토로할 정도로 바다폰의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고립’은 고민거리였다.

 iOS와 안드로이드·블랙베리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타 제조사 단말기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사 단말기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것과 함께 바다폰 사용자도 다른 스마트폰 사용자와 고품질의 자유로운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게 됐다.

 또 챗온은 ‘플랫폼 전쟁’에 대한 삼성전자의 출사표라고도 분석할 수 있다. 이 전무는 “아직 광고 탑재 여부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으며 단말기 차별화를 위해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사용자가 늘어나고 냉장고·스마트TV 등으로 확산되면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경우 눈앞의 문제로 두고 있는 이동통신사와의 갈등을 풀 수 있는 실마리도 얻을 수 있다. 망 트래픽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챗온 서비스에 우려가 적지 않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의 발표대로라면 분명히 트래픽 문제가 뒤따를 것”이라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자가 막으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무료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는 (이통사가) 막을 수 없는 시장의 흐름”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챗온 서비스를 계기로 ‘삼성앱스’를 갤럭시 시리즈 등 인기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하는 대신 수익의 일정부분을 공유하는 사례처럼 광고나 기프티콘 등으로 벌어들인 돈을 이통사와 공유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