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그래핀 R&D 프로젝트가 좌초 위기다.
그래핀은 전하 이동도가 실리콘의 100배, 전류밀도가 구리의 100배에 이르는 신소재다. 상용화되면 투명전극, 디스플레이, 반도체, 에너지전극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우리나라 지식경제부가 6대 R&D 선도기술로 선정하자, EU가 이에 자극을 받아 최근 10억유로(1조5000억원)짜리 프로젝트를 출범하면서 국가 간 개발 경쟁이 불붙었다.
29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경부 R&D전략기획단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6대 R&D 선도기술 가운데 그래핀과 뇌신경 IT 융합 뉴로툴 과제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측은 최근 지경부에 이러한 내용의 중간평가 결과를 통보했다.
황창규 지경부 R&D단장은 지난 3월 우리나라 미래 먹을거리인 6대 R&D 선도기술을 발표했다. 대상 과제는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뇌-신경 IT 융합 뉴로툴 △다목적 소형 모듈 원자로 △심해자원 생산용 해양 플랜트 △인쇄전자용 초정밀 연속생산 시스템 △다기능 그래핀 소재 및 부품 등이다. 황 단장은 이 분야에 향후 5~7년 동안 1조5000억원의 R&D 예산을 투자하면 2025년 380조원의 매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황 단장은 6개월간 세계 석학들에게 자문을 받고 세계 산업 현장을 돌아다니며 6대 기술을 선정했다. 그는 6대 기술 가운데서도 그래핀 분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에 사내 비밀자료까지 요구하며 사업성 증명에 총력을 기울였다.
KISTEP은 그래핀, IT 융합 뉴로툴 두 과제에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두 분야가 태동 단계여서 개발해도 사업화 가능성이 적다는 게 이유다. 사업화보다는 원천기술 확보에 치중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래핀 프로젝트에 관여했던 국내 기업, 연구소, 교수들은 이 같은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그래핀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영국 맨체스터대학 교수는 최근 방한해 “정부의 과감한 R&D 정책과 기업 및 연구진의 관심에 힘입어 한국이 머지않아 이 분야 1위 국가가 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머쓱하게 됐다. 유럽은 최근 우리나라 그래핀 R&D 계획에 자극받아 21개국이 10년 동안 10억유로를 투자해 그래핀을 연구하는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KISTEP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아 뭐라 단정할 수 없다”며 “9월께 최종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대 신시장 창출형 미래산업선도기술
출처:지식경제부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6대 R&D 선도기술 가운데 그래핀, 뇌-신경 IT뉴로툴 탈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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