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 바람이 스마트폰으로 불고 있다.
30일(현지시각) PC월드 등 주요 IT 외신은 삼성전자가 VM웨어와 협력해 스마트폰에서 가상화 기술을 적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VM웨어의 모바일 하이퍼바이저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생산한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부문에서 VM웨어와 협력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은 아니다. VM웨어가 모바일 부문에서 가상화 기술을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이며 지난해 12월 LG전자와 VM웨어가 제휴를 발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VM웨어의 모바일 하이퍼바이저 구동 스마트폰을 시연해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폰에서 가상화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PC가상화와 유사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PC가상화는 물리적으로 1대인 PC를 가상화 기술에 의해 2대 이상의 플랫폼으로 나누어 각각의 가상 공간(가상의 PC)에 각각의 운용체계(OS)를 설치할 수 있다. 윈도2000과 윈도7이 한 PC에 설치되어 각각의 작업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PC가상화다. PC 가상화는 데스크톱 가상화로도 불렸으나 현재 데스크톱가상화는 서버로부터 PC 구동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빌려오는 가상데스크톱환경(VDI)과 동일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어 용어의 이해가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색하고 있는 모바일 하이퍼바이저 적용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되면 한 대의 스마트폰을 완벽하게 기업용과 개인용으로 분리할 수 있다. 개인적인 용도로뿐만 아니라 기업의 업무용으로도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 경우 몇 가지 문제가 생긴다.
우선 개인용으로 구매,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업무용으로도 사용할 경우 기업의 업무용 모바일 앱의 배포나 보안 정책을 개인용 스마트폰에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또 개인 스마트폰을 기업 시스템이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 추후 이 퇴직 후 무단 접근, 도난시 기업 정보 유출 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게 된다.
반대로 기업이 스마트폰을 구매, 임직원들에게 지급할 경우 개인적인 취향이나 선호도 제한에 따른 불만, 주기적인 스마트폰 교체와 업그레이드 등으로 예산에 큰 부담을 지니게 된다.
VM웨어의 모바일 하이퍼바이저를 적용한 스마트폰은 개인 영역과 기업 영역을 완벽히 분리해서 기업 영역에 대해서만 기업의 IT 관리자가 원격지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즉, 직원이 개인 취향과 여건에 따라 스마트폰을 각자 구입한 후 앱스토어에서 VM웨어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한다. 이 앱은 스마트폰에서 개인 영역과 기업 영역을 나눌 수 있도록 하며 기업의 IT관리자는 사용자의 스마트폰에서 기업 영역만 원격에서 관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했을 때 기업 IT관리자에 신고하면 이 스마트폰의 기업 영역에 해당되는 부분의 앱과 데이터만 지우게 된다. 보안 정책 배포나 기업용 모바일 앱 배포도 이 영역에 대해서만 하도록 해 한 대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개인 프라이버시와 업무용의 기업 통제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VM웨어가 현재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를 대상으로 하므로 사용자가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폰 단말기에서 애플 iOS 단말기는 해당되지 않는다. VM웨어의 이력상 MS 윈도폰도 해당될 수 있다.
또 이 기능을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VM웨어의 모바일 하이퍼바이저를 로드할 수 있는 모듈을 장착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삼성전자, LG전자가 협력하지만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제조사가 더 늘어나면 기업과 사용자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어떤 것이나 구매해서 개인용으로 쓰는 것과 업무용(기업의 원격 통제)을 완벽히 분리하면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 하이퍼바이저의 문제는 성능에 있다. PC가상화와 마찬가지로 개인용과 업무용 환경을 분리해 각 환경에 운용체계를 각각 풀버전으로 구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행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VM웨어 제품관리&시장개발 디렉터인 시리니바스 크리슈나무르티는 “현재 10개 기업 100명의 엔드유저가 테스트에 참가하고 있으나 아직 속도에 대한 불만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스마트폰 중 어떤 기종에 대해 이 모바일 하이퍼바이저 기술을 적용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VM웨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가상화 스마트폰은 이동통신사와 협의해 결정하게 된다. 시리니바스 크리슈나무르티 디렉터는 “VM웨어와 협력 관계인 이동통신사들이 있다”면서도 어떤 이동통신사가 이 모바일 가상화 스마트폰에 관심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VM웨어와 협력을 발표한 후 올 2월 자사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하이퍼바이저 구동을 시연해 보였다. PC월드에 따르면 LG전자는 VM월드에서 “버라이즌을 통한 모바일 가상화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VM월드는 8월 30일(현지시각)부터 9월 2일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VM웨어는 또 모바일 디바이스 관리(MDM) 툴도 제공할 계획이다. VM웨어의 MDM 툴은 스마트폰의 모바일 하이퍼바이저와 결합, 운영되는데, VM웨어는 다른 MDM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들이 이 가상화 기술에 의한 관리 기능을 통합 제공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도 MDM 툴 발표 이후 곧바로 공개할 계획이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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