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9회째를 맞는 세일즈포스닷컴의 연례 콘퍼런스 ‘드림포스 2011’의 핵심 키워드는 ‘소셜 엔터프라이즈’였다.
소셜 엔터프라이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기술과 사상을 엔터프라이즈 관리에 접목함으로써 새로운 모습의 기업을 구현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 사용시간의 22%를 소셜 네트워크 활용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는 페이스북이 인터넷을 먹어치운 격”이라고 얘기했다. 베니오프 CEO는 또 “고객과 기업의 소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강조하면서 이런 소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이 소셜 엔터프라이즈라고 주장했다. 소셜 엔터프라이즈는 앞으로 세일즈포스닷컴이 전력투구하면서 공략할 영역이다.
세일즈포스닷컴에 따르면 소셜 엔터프라이즈란 고객에 대한 소셜 프로파일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고객과 인터넷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기업을 의미한다. 고객의 소셜 프로파일은 고객의 SNS 정보를 포함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링크드인 아이디는 물론 어떤 내용을 포스팅하는지에 대한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셜 엔터프라이즈는 세일즈포스닷컴의 향후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기존 세일즈 클라우드와 서비스 클라우드 같은 상용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서비스 외에도 채터 등 SNS 서비스까지 종합적으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 엔터프라이즈로 변신하려는 기업은 세일즈포스닷컴의 토털 솔루션을 이용해야 하는 만큼 이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소셜 엔터프라이즈는 중동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불고 있는 SNS 혁명의 중요성을 기업 경영환경에 접목시켜 얘기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게다가 그런 기업의 혁신과 변화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첫 번째 기업이 바로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SaaS) 클라우드 컴퓨팅 1위 회사인 세일즈포스닷컴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왜 소셜 엔터프라이즈인가
소셜 엔터프라이즈는 페이스북 또는 트위터 경험을 이용해 전통적인 협업 방식인 이메일과 대면회의를 줄여가겠다는 것이다. 세일즈포스닷컴에 따르면 자사 ‘채터’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이메일 사용량이 무려 30%, 미팅 횟수가 무려 27%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소셜 네트워크인 ‘채터’가 이메일과 미팅을 대체할 정도의 협업 수단을 제공하는 셈이다.
만일 기업이 임직원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임직원간에 충분한 협업을 이룰 수 있고, 외부 고객과 제품에 대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정보를 손쉽게 얻거나 마케팅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이는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임직원과 고객, 제품에 대한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충분한 협업과 마케팅 활동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게 바로 소셜 엔터프라이즈의 핵심 목표다. 소셜 네트워크의 사상과 기술을 기업 경영에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소셜 엔터프라이즈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세일즈포스닷컴은 주장한다.
기업용 상용 애플리케이션과 소셜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을 한꺼번에 공급해온 최초의 회사인 만큼 세일즈포스닷컴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지만 과연 고객들이 얼마나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무엇을,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가
마크 베니오프 CEO는 ‘소셜 엔터프라이즈로 가는 길’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소셜 엔터프라이즈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세일즈포스닷컴의 신제품들과 기술들을 소개했다.
소셜 엔터프라이즈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세한 고객 프로파일을 갖춘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 또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를 창출해야 하고, 고객 및 제품을 대상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를 갖춰야 한다.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진정한 소셜 엔터프라이즈의 면모를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고객의 소셜 프로파일을 갖춘 데이터베이스를 지원하는 세일즈포스닷컴의 차기 버전 ‘윈터 12’는 올 가을에 나올 예정이다.
두 번째 임직원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세일즈포스닷컴은 SNS 솔루션인 ‘채터’를 공급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이번 행사기간 동안 ‘채터’ 업그레이드 로드맵을 발표했다.
프레즌스, 인스턴스 메시징, 스크린 공유 기능을 추가한 ‘채터 나우’, 셰어포인트 같은 다른 상용시스템과 연결하는 데 필요한 ‘채터 커넥트API’, 그리고 고객이 ‘채터’ 그룹에 참여할 수 있는 ‘채터 커스터머 그룹’이라는 모듈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마크 베니오프 CEO는 모바일 환경을 겨냥해 ‘터치세일즈포스닷컴(touch.salesforce.com)’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HTML5를 지원하는 어떤 디바이스도 세일즈포스닷컴의 애플리케이션이나 포스닷컴을 이용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서비스클라우드와 채터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서비스 담당자들은 특정 고객이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에서 포스팅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이 포스팅에 대한 응답도 가능하다.
이날 마크 베니오프 CEO는 안젤라 아렌드츠 버버리 CEO를 연단으로 불러 버버리가 어떻게 제품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를 구축했는지를 소개했다. 아렌드츠 CEO는 “(소셜 엔터프라이즈로 변신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거나 행동하지 않는 기업은 향후 5년 내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할지 생각조차 하기 힘들다”고 소셜 엔터프라이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시장 전망
세일즈포스닷컴은 새로운 채터 제품과 기존 주력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묶은 통합 솔루션 서비스를 ‘소셜 엔터프라이즈 라이선스 어그리먼트(SELA)’라는 이름으로 공급하고 있다. 코카콜라가 ‘SELA’에 사인한 첫 고객이며, 대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SELA’에 가입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 세일즈포스닷컴 고객사 중 대기업들은 ‘SELA’로 빠르게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SELA’를 이용할 경우 세일즈포스닷컴의 소셜 네트워킹 제품들을 추가비용 없이 무한대로 액세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소셜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하고 있는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현존하는 유일한 소셜 엔터프라이즈 토털 솔루션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의 제안을 쉽게 거절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세일즈포스닷컴이 이처럼 세계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상황이 좀 다르다. 한국 시장에서 세일즈포스닷컴이 이제 막 눈에 띄는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정도이고, 국내 기업들이 소셜 네트워크와 협업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기 때문에 ‘SELA’ 계약을 맺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도요타나 버버리 등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소셜 엔터프라이즈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어 경쟁관계에 있는 유사 분야의 국내 기업들이 이를 벤치마킹할 경우 비슷한 도입 열풍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일종의 ‘붐’ 효과가 발생하면서 국내 기업들 사이에 ‘따라 하기’ 열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
<그림> 소셜 엔터프라이즈 구성도
임직원 소셜 네트워크 고객 소셜 프로파일 고객 소셜 네트워크
협업 접촉 및 판매 서비스 및 참여 자동화 및 확장 청취 및 분석 모바일 및 마케팅 제품 및 파트너
<자료:세일즈포스닷컴>
샌프란시스코(미국)=박서기 전략기획팀 부장 skpark@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소셜 엔터프라이즈 구성도